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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더 뚜렷해진 ‘이후보-BBK 연결고리’

등록 2007-10-28 21:10

정봉주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한 하나은행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ni.co.kr">jongsoo@hani.co.kr</A>
정봉주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한 하나은행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하나은행 내부 품의서 ‘파장’
‘BBK 수수료 소득이 LKe 주수입원’
품의서, 자회사 관계 적시하며 설명
비비케이(BBK)를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대표로 있던 엘케이이(LKe)뱅크의 자회사라고 밝힌 하나은행의 내부 품의서(사진)는, 이 후보와 비비케이와의 연관성을 더욱 분명히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심텍의 이명박 후보 재산 가압류와 이 후보가 김경준씨에게 보낸 편지 △이 후보가 사용한 비비케이 법인카드 사용 영수증 △비비케이가 자회사로 표기된 엘케이이뱅크 홍보물과 이 후보의 명함 △이 후보의 의결권을 명시한 비비케이 정관 △“비비케이는 내가 만든 회사”라는 이 후보의 인터뷰 등 이 후보와 비비케이와의 관련성을 시사하는 여러 정황과 자료들이 나왔지만, 이 후보는 그때마다 “조작된 것”이라는 반응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하나은행 품의서는, 국내 굴지의 시중은행이 투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작성했고 이 보고서에 따라 실제 엘케이이뱅크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 후보와 비비케이 관련성에 신빙성을 더해준다고 할 수 있다.

비비케이와의 연관성이 깊어갈수록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이 후보의 책임은 커진다. 하나은행 문서를 공개한 정봉주 통합신당 의원은 “비비케이와의 연관성을 인정하는 순간에 이 후보는 비비케이 주가조작 등 자신이 해명해야 할 사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비비케이를 이명박 후보가 대표로 있던 엘케이뱅크의 자회사라고 밝힌 하나은행 내부 품의서
비비케이를 이명박 후보가 대표로 있던 엘케이뱅크의 자회사라고 밝힌 하나은행 내부 품의서

하나은행 품의서를 보면, 하나은행 투자가 이뤄지던 2000년 6월 당시에는 비비케이를 통한 수수료 수입을 엘케이이뱅크의 주된 수익으로 꼽았다. 하나은행은 품의서에서, 당시 엘케이이뱅크의 사업성 분석을 △비비케이 투자자문 배당에 따른 투자수익 △이-뱅크증권㈜ 배당에 따른 투자수익 △엠에프엠(MFM·Matrix Factor Model) 운용에 따른 수수료 수입, 이렇게 세 항목으로 분류했다. 하나은행은 그중에서도 비비케이의 2000년 예상 수수료 수입을 58억1천만원으로 계상하며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는 등 비비케이 수익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하나은행의 엘케이이뱅크 투자가 주로 비비케이 수익성을 보고 이뤄졌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품의서는 하나은행 내부 문건일 뿐인데, 문건 작성자가 엘케이이뱅크와 비비케이 관계를 오인해 품의서를 작성했다”고 전면 부인했다. 김경준씨가 하나은행과의 계약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설명한 내용이 그대로 은행 품의서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주장이 사실이라면, 하나은행은 엘케이이뱅크와 아무 관련 없는 비비케이 수익을 보고 5억원을 투자한 셈이 된다. 이에 대해 정봉주 의원은 “은행이 투자를 결정할 때에는 매우 까다로운 검토를 거친다”며, 실제 5억원의 투자가 이뤄졌고 투자 관련 계약서에 이명박 후보의 서명이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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