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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해찬, 노무현 따라하기?

등록 2007-07-12 07:53수정 2007-07-12 10:20

이해찬, 노무현 따라하기?
이해찬, 노무현 따라하기?
2002년 노무현 어법과 흡사…‘1등 때리기’ 통해 범여권 양강구도 형성 하려는 듯
범여권 대선 주자로 나선 이해찬 전 총리가 최근 들어 부쩍 ‘노무현 따라하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선두 주자를 집중 견제하고,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는 등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민주당 상임고문이 보였던 행태를 빼닮았다.

이, 손학규 겨냥 “한나라에서 10년 했다…살아온 길 달라”
2001년 노, “이인제 고문은 한나라 경선에 나가야 할 사람”

이 전 총리는 지난 10일 대구지역 기자 간담회에서 범여권 선두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겨냥해 “그분은 한나라당에서 10년 정도 했다”면서 “그분과는 살아온 길이 다르다”고 각을 세웠다. 이 전 총리는 지난달 19일에도 “결코 이 나라를 기회주의자에게 맡길 수가 없다”고 강조해, 손 전 지사를 의식한 발언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지난 2001년 당시 노무현 민주당 상임고문은 “기회주의자는 지도자로 모시지 않는 게 내 철학”, “(이인제 고문은)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나 나가야 할 사람”이라는 독설을 퍼부으며 당시 민주당 선두 주자이던 이인제 의원을 집중 견제해 결국 민주당 후보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이, “한나라당과 싸워서 이길 후보 뽑는게 중요”
5년전 노, “본선 경쟁력에서 분명 차이 있다”


본선 경쟁력에 방점을 찍는 모습도 흡사하다. “한나라당과 싸워서 이길 후보를 뽑는 게 중요하다”는 이 전 총리의 10일 발언은, “이인제 고문은 나와 걸어온 길이 다르고, 본선 경쟁력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한 5년 전 노 고문의 말을 빼다박았다.

정치권에서는 대선 출마선언 뒤 지지율이나 선호도가 좀체 오르지 않고 있는 이 전 총리가 ‘1등 때리기’를 통해 범여권 양강 구도를 형성하려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 전 총리는 ‘친노 대표주자’로 각인돼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인데, 손 전 지사와 각을 세우는 쪽으로 전략을 잘못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최근 <한겨레>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7%로 범여권 주자 중 손학규 전 지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 이어 3위를 차지했고, 범여권 대선 주자 선호도에서는 한달 전(11.5%)에 비해 조금 떨어진 8.1%를 기록했다.

이 전 총리쪽 김현 공보팀장은 ‘노무현 따라하기’라는 지적에 대해 “그것은 그렇게 해석하는 분들의 생각”이라며 “(이 전 총리가)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팩트(사실)를 말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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