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오른쪽)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나란히 앉아, 강재섭 대표가 인사말을 하는 사이 생각에 잠겨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서울교육청 정수장학회 감사 때 “박근혜 이사장 연봉 과다…개선 권고”
퇴임 1달전 차량교체 석달뒤 박후보에 중고로 팔아…2006년 총선 재산신고서 누락
퇴임 1달전 차량교체 석달뒤 박후보에 중고로 팔아…2006년 총선 재산신고서 누락
한나라당 경선 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의 정수장학회 이사장 재임 시절 보수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공익법 취지나 사회통념상 과다하다”며 개선 권고를 내렸던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또 박 후보는 2005년 승용차를 정수장학회로부터 구입한 뒤 이듬해 국회의원 재산신고 때 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가 이 차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정수장학회로부터 편의를 제공받은 것 아니냐는 의문도 일고 있다.
이처럼 정수장학회 관련 문제들이 일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검증위원회(위원장 안강민)는 지난 22일 중간브리핑에서 박 후보의 정수장학회 관련 의혹을 “근거 없다”고 결론 내려, 면죄부를 주기 위한 ‘부실 검증’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사장 과다연봉 지적=<한겨레>가 입수한 서울시교육청의 2005년도 ‘공익법인 감사결과 처분서’를 보면,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재임한 1998년 1월부터 2005년 2월까지 연간 1억~2억3520만원씩 8년간 모두 11억3720만원을 섭외비 및 보수로 지급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은 감사결과 처분서에서 “1998년부터 2005년까지 박근혜 이사장에게 11억3720만원의 섭외비 및 보수를 부적정하게 지급한 사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사장의 보수 책정은 이사회 의결사항이라고는 하나, 현재까지 재단법인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연봉은 목적 사업에 비하여 공익법 취지나 사회통념상 과다하다고 볼 수 있다”며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정수장학회는 이듬해인 2006년 8월 서울 중부교육청에 낸 ‘감사결과 처분·통지에 대한 이행결과 보고서’에서 “현재 이사장(최필립)의 보수는 3%를 인하 조정하여 월 1100만원에서 1067만원으로 33만원 감액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수장학회 차량 구입 문제=박 후보가 2005년 4월부터 타고 다니는 체어맨 차량은 애초 정수장학회 소유였다. 정수장학회 결산서 등을 보면, 장학회는 2005년 1월24일 5571만원을 주고 이 차를 샀다가 박 후보가 이사장에서 퇴임(2월28일)한 직후인 4월19일 4500만원에 박 후보에게 팔았다. 2005년 초는 이미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 이사장에서 퇴임할 것으로 관측되던 때여서, 장학회가 박 후보의 이사장 퇴임에 대비해 차량 편의를 제공하려 새 차를 구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박 후보는 특히 이 차량을 2006년 국회의원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 국회 관계자들은 “재산신고 때 예금 등은 빠뜨릴 수 있어도, 차량은 기본항목에 속하는데 왜 누락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검증위 ‘부실’ 논란=한나라당 검증위는 박 후보의 정수장학회 이사장 시절 고액임금 의혹에 대해 “급여를 인상했다기보다는 섭외비를 급여로 전환함에 따라 명목상 지급액이 인상됐던 것”이라며 “고액 연봉에 관한 의혹 제기는 무리”라고 결론내렸다.
하지만 검증위가 박 후보의 이사장 재임 시절 연봉 문제를 조사하면서 중요한 참고자료인 서울시교육청 감사보고서를 뺀 것은 ‘부실 검증’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검증위 간사인 이주호 의원 쪽은 “‘박근혜 이사장의 연봉이 과하다’는 서울시교육청 감사자료는 우리도 확보했다”며 “하지만 검증위는 직접 제기된 의혹(탈세 논란 등을 지칭)들에 대해서 우선 밝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 쪽은 박 후보의 재산신고 누락에 대해서도 “재산 문제는 포괄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추후에 따로 문제점을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박근혜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연도별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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