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국무총리가 지난 1월 서울 종로구에 있는 개인 사무실에서 앞으로의 정치 행보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제3지대’서 구실 모색…정계개편 움직임 수면 위로
여 정동영 의장 사퇴…후임 지도부 구성 결론 못내
여 정동영 의장 사퇴…후임 지도부 구성 결론 못내
1일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사퇴했다. 또 고건 전 총리는 곧 본격적인 정치 참여를 위해 ‘중도 실용주의 세력 대통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구성을 추진하기로 해, 정치권 개편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고 전 총리의 한 측근은 이날 “고 전 총리가 곧 ‘중도 실용주의 세력 대통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구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는 고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은 채 외부의 ‘제3지대’에서 정계개편의 중심축 구실을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이 기구는 결국 신당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며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고 전 총리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이번 지방선거는 나에게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며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신망있는 대선주자를 적극 영입하겠다”며 사실상 고 전 총리 영입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앞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결과적으로 우리 당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며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당 의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열린우리당은 창당 2년5개월 만에 의장이 여덟번째 사퇴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후임 지도부 구성 방안을 놓고 내부 의견이 갈려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등 선거패배 수습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근태 최고위원이 의장직을 이어받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으나 전체 지도부가 동반사퇴한 뒤 비상대책기구를 꾸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오는 5일 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김두관 최고위원은 “지도부 일괄사퇴보다는 김근태 최고위원이 승계하는 것이 당의 혼선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김혁규 최고위원은 “지도부 전원이 일괄사퇴해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 의장은 지난 31일 밤 김근태 최고위원을 만나 “당의 표류를 막기 위해서는 김 최고위원이 의장직을 승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우상호 대변인이 전했다. 임석규 신승근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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