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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한나라 지도부-소장파 ‘오세훈 갈등’ 조짐

등록 2006-04-06 10:26수정 2006-04-06 15:47

한나라당 지도부와 소장파가 오세훈(吳世勳) 전 의원 영입 문제를 놓고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당 후보로 유력시되는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장관의 '대항마'를 외부에서 새로 찾아야 한다는 소장파의 주장과 "그럴 필요까지 있느냐"는 지도부의 의견이 맞서면서 파열음을 내고 있는 것.

의원 개개인 차원에서 산발적으로 거론되던 외부영입론이 최근 당내 계파별 모임의 공식 의제로 논의된 데 이어, 6일 의원총회에서 공론화되면서 양측의 갈등 양상은 본격화할 기미다.

특히 소장파들은 영입 논란과 함께 공천잡음, 기강해이 등 당의 총체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지도부 책임론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영입 문제와 관련, 당내 계파중 유일하게 모임 차원에서 '경선을 전제로 한 영입추진'의 총의를 모은 새정치수요모임(수요모임)이 선봉에 섰다.

박형준(朴亨埈) 수요모임 대표는 "선거는 구도와 추세가 중요한데 우리 후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점점 식어가고 있다"면서 "오 전 의원의 영입이 거론되니까 강 전 장관과 각이 서기 시작한다"며 영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초선의원과 국가발전연구회(발전연), 중도파 일부 의원들도 수요모임의 입장에 동조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초선의원 모임은 8∼9일 경기도 양평에서 초선의원 연찬회를 갖고 이 문제를 집중 협의, 공감대를 이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영입론자인 심재철(沈在哲) 발전연 대표는 "초선 연찬회가 특정인을 대놓고 밀 수는 없겠지만 영입이 필요하다는 공동 메시지 정도는 던질 수 있지 않겠느냐"며 기류를 전했다.

반면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이재오(李在五)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여전히 외부영입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 대표는 의총에서 침묵을 지켰고, 이 원내대표는 "오 전 의원이 오늘이라도 출마를 선언하면 관련 절차를 밟겠다"며 원칙론적인 입장을 밝혔으나 속내는 "영입이 불필요하다"는 데 무게중심이 실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요모임 소속 남경필(南景弼) 의원은 영입 필요성과 함께 당 지도력 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나섰다.

남 의원은 "당 지도력 문제가 위기의 근본으로, 이제 와 영입논란이 나오는 것도 지도부가 분위기에 따라 다닌데 책임이 있다"면서 "대표가 의원들의 말에 반박논리만 찾으려 하지 말고 의견을 수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도부와 소장파의 이 같은 대립은 지방선거 구도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차에 기인한다.

지도부는 "기존 당내 후보들 만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입장인 반면 소장파들은 "이대로 가면 질 수도 있다"는 위기위식을 갖고 있다.

여기에 지도부가 맹형규(孟亨奎) 전 의원과, 홍준표(洪準杓) 의원 등 기존 예비후보들과의 이해관계 때문에 외부영입에 미온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부터 4대 개혁법안, 당 혁신안, 원내대표 선출 등에서 박 대표와 대립해온 수요모임 등 소장파가 입지강화 차원에서 당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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