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6월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인사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씨, 조용히 밥 좀 먹읍시다!”
지난 6일 점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여의도 한 복국집에서 이렇게 큰소리를 쳤다.
비가 갑자기 쏟아졌던 그날 점심, 공교롭게 이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식당에는 나란히 연결된 방 3칸이 있었다. 이 전 대표는 가운데 방에 일행과 있었다. 양 옆 방에는 각각 안 의원 일행과 다른 국민의힘 의원이 자리했다.
이 식당은 방음이 약한 구조였다. 방과 방 사이가 벽이 아닌 미닫이 문으로 나뉘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식사 도중 옆 방의 대화를 듣게 됐다. 안 의원이 자신을 언급하는 내용이었다.
그는 안 의원 쪽 방을 향해 큰 소리로 “조용히 좀 합시다!” “식사 좀 합시다!”라고 말했다.
그제야 옆 방 손님의 존재를 알게 된 안 의원 쪽 방은 조용해졌다. 안 의원 쪽 관계자는 “안 의원이 (이 전 대표의 항의를 듣고)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앙숙 관계다. 이들은 지난달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상황 속에서도 지원 유세 과정에서 불거진 안 의원의 ‘욕설 논란’을 놓고 이전투구를 벌였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를 제명해달라고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4월 총선 때 국민의당 후보였던 안 의원은 서울 노원병에서 이준석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꺾었다. 이후 두 사람은 바른미래당에 함께 있었으나 껄끄러웠고, 지난 2022년 대선 때는 대선 후보 단일화 문제를 두고 충돌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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