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서울 광화문 김 전 비대위원장의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인요한 혁신위원장에 대해 “의사라고 와가지고 엉뚱한 데다 약을 먹이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위기는 윤석열 대통령에게서 비롯된 건데 잘못된 진단을 내리고 있다는 취지다.
이 전 대표는 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사무실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국민이) 17개월 동안 윤석열 정부의 여러 실정에 대해 총체적으로 실망한 것 같은데 인 위원장의 진단이 뭐였냐. ‘당에 쓴 약을 먹이겠다’했다”며 “지금 국민들은 당이 아니라 딴 데 불만이 있는데 왜 당에 쓴 약을 먹이나. 그건 정확하게 용산의 논리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 위원장이 용산의 논리를 대변해서 그렇게 말하는 한 당내 구성원들이 절대 동의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 당내에 비겁하게 말 못 하는 사람도 많지만, 의사라고 와 가지고 엉뚱한 데다 약을 먹이겠다는데 거기에 동조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약을 제대로 된 사람한테 먹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이 띄운 ‘영남 중진 의원 수도권 출마’에 대해서도 “강서구에서 민심이 확인됐으니까 가서 열분만 샘플로 잡아서 여쭤보면 된다. ‘주호영 전 대표와 김기현 대표가 만약 강서구 출마했을 때 감동하겠느냐’고 물어봤을 때 그들이 답해주는 바가 아마 실제 효과에 가깝지 않겠느냐”며 “자꾸 공상 속에서 정치 대책을 내놓지 말고, 실제로 인 위원장도 그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이번에 무서운 민심을 보여준 강서구민들한테 가서 한번이라도 물어보라”고 했다.
한편 ‘신당 창당설’로도 주목받고 있는 이 전 대표는 이날 김 전 위원장을 만난 데 대해 “항상 저한테 많은 조언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선 어떤 사람 만나봐라, 어떤 사람들이랑 주로 상의해라’ 말씀을 주시고, 저도 ‘어떤 사람들과 상의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공유하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이 폭넓은 인사와 교류하기 때문에 저도 들으면서 ‘정말 훌륭한 분들이구나’ 하는 분들이라서 예를 갖춰서 만나볼까 한다”면서도 창당 여부, 구체적인 창당 시점 등을 질문엔 “정확한 일정이나 이런 걸 상의하진 않았다”고 답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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