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26일 오후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도중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문자 대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는 “신뢰관계가 깨졌는데 신뢰 대화라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아예 안 만나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30일 에스비에스(S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비공개로 이 전 대표를 만나자고 연락이 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내부 총질한 당 대표 내쫓았으니 참 잘됐다고 한 사람이 누구냐”며 “연예인들을 보라. 학교폭력 터지면 가서 억지사과한다. 상대가 (사과를) 받는가, 안 받는가는 중요한 게 아니라 연예인 직을 유지하기 위해 억지 사과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26일 언론 카메라에 윤 대통령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당이) 달라졌다”며 당시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가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과 비공개 대화에서 우크라이나 가는 것을 상의했는데 바로 티브이(TV)조선에 가서 대통령실 관계자가 ‘제가 친서를 달라고 그랬다’고 이상한 소리를 했다”며 “그런 식으로 사람 뒤통수 치는 사람들과 만나면 무슨 뒤통수를 칠지 모른다. 신뢰관계가 깨졌는데 신뢰 대화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과도 만날 뜻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 분(인 위원장)이 저를 만나야 할 이유가 딱히 없다”며 “당장 김병민 최고위원 같은 사람은 저한테 ‘사이비 평론가’라고 했고, 당 대변인은 ‘이준석을 내쫓아야 지지율이 3~4% 오른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면 그 사람부터 정리하고 그 다음에 좌우지간 성의를 보였으니까 얘기를 해볼까라고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7일 혁신위는 1호 안건으로 ‘당내 통합을 위한 대사면’으로 정하고 당원권 정지 상태인 이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김재원 최고위원 등의 징계 해제를 당 지도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 전 대표는 “정당의 윤리위 징계나 이런 것들을 희화화하면서 사용해 왔던 사람들이 무슨 대단한 시혜적 조치인 것처럼 (대사면을) 하고 있는데 이해가 안 간다”며 “학교폭력을 한 다음에 가해자가 피해자한테 억지로 사과한 다음에 이제 피해자와 관계가 개선됐으니 도움이 될 것이다 뭐 이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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