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리야드의 야마마궁에서 열린 한·사우디 회담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하고 있다. 리야드/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에너지 안보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약속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 있는 야마마궁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와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국제 원유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한 현 상황에서 에너지 시장의 핵심 국가이자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가 시장안정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한국석유공사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원유 공동 비축 계약을 체결했다”며 “계약으로 인해 오는 2028년까지 530만배럴의 아람코 원유를 한국석유공사 울산 비축기지에 저장, 판매하게 된다”고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 정부가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 중인 대형 건설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게 협조를 부탁했다. 그는 “네옴, 키디야, 홍해 등 메가 프로젝트에도 우리 기업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왕세자와 사우디 정부의 관심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한-사우디 전략파트너십 위원회 설립 △수소 오아시스 협력 △통계 분야 협력 등 정부 간 양해각서 5건을 체결했다. 이 밖에도 정상회담을 계기로 156억달러 규모의 기업 간 양해각서 51건을 체결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아울러 두 정상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불안정성이 커진 중동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윤 대통령은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우리 정부도 인도적 지원 등 필요한 협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회담 뒤 두 정상은 국빈 오찬을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사우디 일간지 알리야드와의 인터뷰에서 북-러 밀착을 경계하며 사우디의 협조를 부탁했다. 그는 “러-북 간 군사협력은 대한민국과 우크라이나의 안보에 대한 도발일 뿐 아니라 유엔과 국제사회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제무대에서 핵 비확산에 관한 확고한 지지 입장을 견지해온 만큼, 한국은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과 개발을 차단하는 데 사우디와 적극 협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리야드/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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