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마친 뒤 용산어린이정원을 산책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긍정평가가 6개월 만에 다시 30%로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0일 나왔다. 특히 보수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TK)에서조차 지난 9월에 이어 또 다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높게 나타났다. 윤 대통령의 독단적 국정 운영 스타일에 더해 물가가 치솟는 등 최근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핵심 지지 기반에서조차 이탈이 일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살 이상 1000명에게 윤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는지를 물은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긍정평가는 30%, 부정평가는 61%였다. 지난주보다 긍정평가는 3%포인트 내린 반면, 부정평가는 3%포인트 올랐다. 윤 대통령의 직무 긍정평가가 30%로 하락한 것은 6개월 만이다.
특히, 여권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에서도 부정평가가 48%로 긍정평가(45%)보다 높게 나왔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지난주보다 긍정평가는 13%포인트 떨어지고, 부정평가는 14%포인트 오른 결과다. 대구·경북에서는 한달 전인 지난달 19~21일 이뤄진 조사에서도 부정평가(47%)가 긍정평가(40%)를 7%포인트 앞지른 바 있다. 이례적으로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는 물론 내년 4월 총선을 치러야 하는 여당에도 적신호로 여겨질 수 있는 대목이다. 대구·경북 지역의 한 의원은 “윤 대통령을 지지한 이유는 뭔가 확실히 바꿀 줄 알고 뽑았는데, 뭔가 보여주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먹고 살기도 힘든 것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전국구 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의 민심도 눈에 띈다. 서울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8%포인트 하락한 25%로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반면, 부정평가는 8%포인트 상승한 66%로 전국 평균을 뛰어넘었다. 이준석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런 조사 결과를 공유하면서 “돌아버리겠다. 얼마 전까지 간신배들이 서울은 이기고, 경기도는 살짝 진다고 하면서, 위기론을 이야기하는 사람을 몰아세우더니 이게 뭐냐”고 적었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물가’(17%), ‘독단적/일방적’(10%), ‘소통 미흡’(9%),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통합·협치 부족’(이상 6%) 등이 꼽혔다. 갤럽 쪽은 “추석 뒤 2주 연속 경제 관련 지적이 1순위”라며 “그 다음으로 많이 지적된 ‘독단·소통·협치’ 관련 내용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으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