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019년 10월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 “5·16은 위대한 혁명”이라고 주장하고, 박 전 대통령을 “위대한 초인”으로 지칭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 후보자는 자신이 같은 해 9월 한 유튜브 방송에서 5·16 쿠데타를 ‘혁명’이라고 주장한 것이 최근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방송 편집으로 인한 오해”라고 해명했지만, 5·16을 혁명이라고 일관되게 강조해온 셈이다. 장관 후보자가 정부 차원의 역사적 평가가 끝난 박정희 군사 쿠데타와 독재를 미화했다는 점에서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신 후보자는 2019년 10월26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40주기 추모식 추도사를 통해 “5·16은 누가 뭐라 해도 문명사적 관점에서 위대한 혁명”이라며 “오천년 농업 문명을 마감하고 산업화 시대를 연 한국판 산업혁명과 생산성 혁명이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1961년 5월16일 여명, 잠에서 깬 대한민국은 당신을 만났다. ‘기적’이란 꽃의 씨가 땅에 떨어진 순간이었다. 그땐 누구도 박정희라는 자그마한 군인이 오천년 민족사에 가장 위대한 성취를 가져다줄 초인이란 걸 알아채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신 후보자는 박 전 대통령이 숨진 1979년 10월26일 당시 자신이 육군사관학교(육사) 3학년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박 전 대통령 아들) 박지만 생도가 육사 (37기) 동기생이었기에, 당신은 대통령이시기에 앞서 아버지셨다. 그래서 슬픔이 더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이끈 2016년 촛불 집회를 놓고는 “좌익 선동”이라고 규정했다.
앞서 신 후보자는 2019년 9월 한 유튜브 채널에서 1960년 5·16 쿠데타와 1979년 전두환 신군부의 12·12 쿠데타 옹호 발언을 한 것이 논란이 되자, 지난 15일 국방부 청사 인근 육군회관에 꾸려진 후보자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면서 “(유튜브 방송의) 앞뒤가 편집돼서 오해를 불러일으켰는데, 대법원 확정판결과 정부의 역사적 평가를 100% 수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런 해명과 달리 그는 박 전 대통령 40주기 추도사를 통해 유튜브 방송과 같은 논리로 5·16을 “위대한 혁명”으로 추어올린 것이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신 후보자를 두고 “극우 아스팔트 선동 부대장을 대한민국 안보 사령탑에 앉히는 것은 국민의 자존심과 국격을 짓밟는 행위”라며 “신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조차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신 후보자 쪽은 추도사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한겨레에 “청문회 때 (후보자가)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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