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7일 페이스북에 “Junk Money Sex 민주당, 역시 JMS 민주당”이라고 적었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이 이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말로 보인다. 태 최고위원은 이 글을 올린 뒤 곧 삭제했지만, 최근 제주 4·3과 관련한 퇴행적 발언 등으로 ‘실언·막말 논란’을 일으킨 그가 또다시 속된 표현을 쓰며 야당을 비난하면서, 이를 둘러싼 당 안팎의 비판은 이어질 전망이다.
태 최고위원이 이날 쓴 말을 그대로 해석하면 ‘쓰레기·돈·섹스 민주당’이 된다. 민주당 돈봉투 전대 의혹과 앞선 성비위·성폭력 사건 등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색적인 표현을 쓴 데다, ‘역시 제이엠에스 민주당’이라며 최근 논란이 된 사이비 종교단체 기독교복음선교회(JMS)에 야당을 빗댄 것이다. 제이엠에스 총재 정명석씨는 여성 신도들을 지속적으로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앞서 검·경은 지난달 말 정씨의 관련 혐의와 관련해 충남 금산의 제이엠에스 본거지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태 최고위원은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그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당 돈봉투 사건과 관련한 정제되지 못한 메시지가 공개됐다가 몇 분만에 삭제되는 일이 있었다”며 “(저의) 보좌진들은 자체 회의에서 해당 메시지를 업로드 하기로 결정하고 저에게 최종 확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최종 확인단계에서 ‘비공개’로 보고되어야 할 메시지가 실수로 ‘전체보기’ 상태로 공개됐다”고 했다. 이어 “저는 토론회장에서 이 메시지를 보고 바로 삭제를 지시했고 해당 메시지는 곧장 삭제됐다”며 “당에 누를 끼친 데 대해 죄송스럽고 사과 드린다. 당의 어떠한 조치도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민주당을 향한 태 최고위원의 ‘제이엠에스 비유’는 지난 12일에도 있었다. 그는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이니셜을 따 “JM’S 민주당”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황명선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성 착취 논란 등 최악의 사이비 종교 단체와 엮어 민주당과 당 대표를 욕보이려는 비열한 정치에 분노한다. 민주당과 제1야당 대표를 욕보인 데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하지만 태 최고위원은 “어이가 없다”며 사과요구를 일축했다.
태 최고위원의 막말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주 4·3은 북한 김일성 지시로 촉발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그는 최근에도 이런 주장을 이어가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실상 사과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가 김기현 당대표에게서 사실상 경고를 받기도 했다. 앞서 김기현 대표는 지난 6일 태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의 잇따른 설화를 두고 “국민께 송구하다”고 사과한 뒤, “당대표로서 엄중히 경고한다. 이 시각 이후 당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당을 부끄럽게 만드는 언행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당대표에게 주어진 권한을 엄격하게 행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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