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지도부를 뽑는 내년 3월 전당대회에 ‘보수 유튜버’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당 안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유명 유튜버들의 출마로 전당대회가 흥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는 반면 오히려 당의 이미지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른바 극우 유튜버들이 최고위원 도전장을 내놓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를 하느냐’는 질문에 “그분들이 왔을 때 경선 과정에서 흥행에는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가로세로연구소’ 출연자인 김세의씨, ’신의 한수’ 신혜식씨는 최고위원 출마를, 김건희 여사 팬클럽 회장 출신인 강신업 변호사는 대표 출마를 공언한 상태다. 유 의원은 “국민적 관심도 받을 것 같다. 가세연(가로세로연구소)의 김세의 대표 같은 경우는 어느 정도 이제 셀럽화 돼있는 분 아니겠냐”며 “보수를 지지했던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분들이 사이다 발언을 통해서 답답한 자기들의 심정을 대변해 선호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의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해진 위원장이 국감장으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그러나 조해진 의원은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수 유튜버들의 전당대회 출마를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당의 발전이나 정치 발전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해야지, 개인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전당대회를 이용하는 취지로 출마하는 것은 누구든 간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조 의원은 “일단 출마를 했으면 국민들이 바라는 건강한 집권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기여를 해야지, 거기서 자극적인 발언이라든지 특정 열성 지지자들만 생각해서 당의 이미지나 노선을 왜곡시킨다든지 하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또한 “그런 경우가 생긴다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어느 정도 정리해 줄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보수 유튜버’들의 국민의힘 전대 도전은 당원투표 100%로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로 룰을 바꾸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당심이 중요해진 만큼, 이들 유튜버들이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기대하며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몇달 동안 극우 성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는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국민의힘 점령 운동’을 벌이며 당원 가입을 독려하기도 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가 난립할 때 통상적으로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본경선에 진출할 후보를 정리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번 예비경선에서도 당원들의 의사를 100%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유흥수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원 100%로 하기로 결정이 됐으니 (예비경선도) 그에 준해서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이준석 대표가 당선될 때는 당원과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해 컷오프를 하고 본경선에선 당원투표 70%, 여론조사 30%를 반영했다. 유 위원장은 보수 유튜버들의 출마와 예비경선 통과 가능성에 대해 “전과가 많거나 그런 게 아닌, 말썽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사람은 (출마를 제한하기) 곤란한 기준”이라고 했지만 자극적 언행을 제재할 가능성에 대해선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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