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당 대표 경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2024년 총선 압승과 윤석열 정부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며 원내에선 처음으로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과의 ‘김-장 연대’를 과시하며 ‘친윤’ 색채를 부각하는 동시에, ‘자기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점을 내세워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경쟁자들과 차별화에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저로서는 자기 사람, 자기 측근을 챙기는 ‘사천’을 할 이유가 없다”며 “(대표가 되면) 사심을 버리고 오로지 공심으로 공명정대한 공천 시스템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3월8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대표는 임기 2년으로, 2024년 치러질 22대 총선 공천권을 갖게 된다. 당권 도전 경쟁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해 공천권으로 의원들을 줄 세우며 현직 대통령과 각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치면서, 대선 출마 뜻이 없는 자신이야말로 윤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 운영을 지원할 당대표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격의 없는 소통을 하면서 공감대를 만들어 당을 화합 모드로 이끌어가는 데에는 제가 가장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회견 뒤 기자들을 만나 “김장은 다 담갔다”고도 말했다.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과의 연대를 내세워, ‘윤심’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미미한 수준이던 김 의원의 지지율은 최근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두자릿수를 기록하며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하지만 대중적 인지도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유승민 전 의원, 나경원 부위원장 등이 실제 전당대회에 뛰어들 경우, 김 의원이 윤심 마케팅으로 이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나 부위원장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또 다른 친윤계 후보인 권성동 의원과 김 의원의 경쟁 구도 또한 변수다. 여기에, ‘당원투표 100%’로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로 룰을 바꾸면서 당대표 또는 최고위원 출마 뜻을 내비친 강신업 변호사,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 등 ‘보수 유튜버’들과의 당심 경쟁도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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