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월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찰국 신설에 대한 국회 대응방안 공청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국민의힘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에 찬성한 것을 두고 당 안에서 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징계를 통해 ‘제명’할 경우 비례대표 의원인 권 의원의 의원직이 유지되는 만큼, “정치적 소신을 지키려면 당을 떠나라”며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만 높이고 있다.
친윤석열계(친윤계)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권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이 장관 해임 건의안에 찬성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으로서 민주당(더불어민주당)의 의견에 동참을 한다(는 건 부적절하다), 이건 국민의힘 의원이라면 당연히 징계 대상이 돼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권 의원은 기본적으로 저희 당원이라는 생각을 본인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도 했다.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 출신인 권 의원이 지난 3월 대선을 계기로 이뤄진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반대하면서도 탈당을 하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없어 마지못해 합류한 뒤 줄곧 당론과 어긋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취지다.
유 의원은 이와 관련 당이 권 의원에 대해 내릴 수 있는 징계 처분인 ‘제명’에 대해서도 “형식은 징계지만, 내용은 특혜”라며 반대 뜻을 나타냈다. 탈당과는 달리, 제명을 당할 경우 의원직은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권 의원이)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와 같은 주장(제명)을 한다”며 “어려운 절차 거치지 않고 본인 스스로 탈당하면 아주 깔끔하게 갈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정당이라는 게 정견을 같이하는 사람의 모임인데 정당을 같이할 수 없는 분이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냥 남아 있는 것”이라며 권 의원을 비판했다. 그는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나와 “정치적 소신을 제대로 갖추려면 의원직을 버리더라도 당을 떠나든지 뭐 그렇게 해야한다”며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해서 저렇게 하는 것은 온당한 처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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