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을 대선후보 시절에 수행했던 이용 국민의힘 의원(비례 초선)이 10일 의원총회에서 “여당이 윤석열 정부 뒷받침도 못 하고 장관도 지켜주지 못하냐”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진 주호영 원내대표를 공개 저격한 셈이다.
이날 의총에 참석한 복수의 의원들을 취재한 결과를 종합하면, 이 의원은 유일하게 자유발언을 신청해 미리 준비해온 입장문을 읽었다고 한다. 이 의원은 ‘이태원 참사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상민 장관을 왜 당이 지켜주지 않느냐’는 불만을 나타냈다.
이 의원은 또 “운영위원회에서 강승규·김은혜 홍보수석을 왜 퇴장시키냐. 문재인 정부 때 강기정 정무수석은 운영위에서 더 하지 않았느냐”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법사위에서 ‘소설을 쓰시네’라고 했을 때도 우리는 꼼짝 못하고 장관을 내쫒지도 못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 의원은 “당시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은 추 장관을 봐줬는데 우리는 뭐 하고 있는 거냐”며 국회 운영위원장으로서 ‘웃기고 있네’ 메모 파문 뒤 두 수석을 퇴장시킨 주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초선 비례대표가 5선의 원내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국민의힘 안에서는 이 의원이 ‘윤심’(윤 대통령의 뜻)을 업고 주 원내대표를 공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 의원은 “초선 비례대표가 원내대표에게 그렇게 발언하는 건 결국 윤 대통령이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한 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윤석열 대선후보 수행실장’이었던 이 의원은 지난 8월 2차 비상대책위 구성을 주장하면서 내부 논란을 정리하는 등 주요 국면 때마다 당에 윤심을 전달하는 통로 구실을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나름 사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주 원내대표는 “야당과 협상을 해야 하므로 두 수석을 퇴장시키는 게 최소한의 조치였다”며 “원내대표는 협상을 잘하라고 있는 자리인데, 내가 싸우기만 하면 협상은 누가 하느냐”고 반박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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