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사노위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수원시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서 노조 관계자들과 만찬을 하고 있다. 목격자 ㄱ씨 제공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이 이태원 참사에 따른 애도 기간인 지난달 31일 노조 관계자들과 술을 곁들인 만찬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온 국민이 황망한 마음으로 애도 기간을 보내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술자리 만찬을 비판했다.
1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한 음식점에서 지인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경사노위를 통해 이 자리가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전·현직 의장단과의 만찬 일정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 탁자 위에는 소주·맥주병이 놓여 있었다. 만찬 자리를 목격한 ㄱ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건물 화장실에서 김문수 위원장을 봤다는 지인의 얘기를 듣고 음식점 쪽으로 가보니 바깥에서 김 위원장이 보였다. 김 위원장 앞에도 맥주가 담긴 잔이 있었다”며 “저 같은 사람도 이태원 참사로 마음이 아파서 술자리 안 하는데 높은 자리에 있으신 분이 그러면 안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는 이태원 참사 추모를 위한 국가 애도 기간이다.
김문수 경사노위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주재한 만찬 자리에 술병이 보인다. 목격자 ㄱ씨 제공
이날 행사는 공지되지 않은 비공식 일정이었다고 한다. 지난 9월 김문수 위원장 내정설이 나오자 한국노총 경기본부 전현직 의장단 7명은 “김 전 지사는 역대 경기지사 중 노동계와 가장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했었고, 노동계의 현실을 이해해주는 정치인이었다”는 내용의 지지 성명을 내기도 했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본래 술을 안드신다. 술을 마시지도 못한다”며 “오래전부터 저녁 일정이 있었고, 노동계와 소통하러 간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아직 참사 희생자들의 장례조차 치르지 못했다. 더욱 책임을 통감해야 할 장관급 고위 공직자가 음주 행사를 가진 것에 대해 국민께서 공분하고 있다”며 “대통령실은 이번 참사로 상처 입은 유가족과 국민의 마음을 안다면 김 위원장에 대해 책임있는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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