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의 더불어민주당 당사 압수수색 시도와 관련 민주당이 ‘야당 탄압’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데 대해 “여당 시절에 언론사를 압수수색을 했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이런 얘기가 정당한지 국민들이 잘 알 것”이라고 맞섰다.
윤 대통령은 20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이 ‘검찰 수사에 대해 민주당에서 야당 탄압과 기획 사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하자 “수사에 대해서는 저 역시 언론 보도를 보고 아는 정도다. 수사 내용을 챙길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4월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 수사 당시 검찰이 종합편성채널 <채널에이(A)> 본사를 압수수색했던 일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제기하는 ‘정치 보복 수사’ 의혹에 선을 그은 것이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전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체포하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 있는 민주연구원 사무실 압수수색을 시도했다가 민주당 의원들 반발로 8시간 대치 끝에 철수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또 전날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들과의 점심 자리에서 “종북 주사파는 반국가 세력이고, 반헌법 세력이다. 이들과는 협치가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을 두고 야당이 반발하자 “주사파인지 아닌지 본인이 잘 아는 것”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다만 “특정인을 겨냥한 얘기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하고 국가를 보위할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거기에 대한 얘기가 마침 나와서 답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기에 앞서 전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통과한 것에 대해 “농민들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야당에서 소위 비용 추계서도 없이 통과시켰다”며 “정부 재량 사안으로 맡겨놔야 수요 공급의 격차를 줄여가면서 농산물 낭비를 막을 수 있다. 법으로 매입을 의무화시키면 점점 수요와 공급 격차가 벌어지고 과잉공급 물량은 폐기해야 하고, 농업 재정 낭비는 심각해진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또 지난 15일 에스피시(SPC) 계열사 에스피엘(SPL)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샌드위치 소스 배합 작업 중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뒤에도 공장을 가동한 것과 관련 “법이나 제도, 이윤 다 좋지만, 사업주나 노동자나 서로 상대를 인간적으로 살피는, 최소한의 배려는 하면서 사회가 굴러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아침 이 부분에 대해서도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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