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한 뒤 조문록을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출처 영국 외교부 플리커 계정.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여왕 참배 취소’ 논란은 20일에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외교 참사”라고 지적했고 국민의힘은 “금도 넘는 비판”이라고 되받았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교통통제를 몰랐다면 무능이고 알았는데도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면 더 큰 외교 실패, 외교 참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부부가 지난 18일 영국 런던에 도착한 직후 현지 교통 사정 등을 이유로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치된 여왕의 관 앞에서 참배하지 못한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의 외교 활동 중에는 여야가 정쟁을 자제하고 특히 대통령 비판을 삼가왔다”며 “그런데 민주당이 조문을 위해 간 대통령에 대해 이런저런 금도 넘는 근거 없는 비판을 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반박했다.
이날 열린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공방이 벌어졌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민홍철 민주당 의원이 “(윤 대통령의 참배 불발이) 외교 참사 아니냐”고 묻자 “성당에서 하는 그런 장례가 진짜 장례이고, 국장이라고 봐야 한다. (윤 대통령은) 그곳에 외국 정상들과 같이 참석했다”고 답했다. 여왕의 관 앞에서 참배는 못 했지만 이튿날 장례식에는 참석했으므로 문제 될 게 없다며 엄호한 것이다. 대정부질문에 나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조문외교마저도 정치적 정쟁거리로 몰아가는 행태는 바꿔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준비 부족, 홀대 논란’을 거듭 반박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교통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영국 왕실에서) 찰스 3세 국왕 초청 리셉션에 늦을 수 있어 참배 및 조문록 작성을 다음날(19일)로 요청해왔고, 우리는 왕실의 요청과 안내를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대변인은 “홀대를 당한 게 당연히 아니고, 참배가 불발되거나 조문이 취소된 것도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이 지각을 했다는 주장도 있는 걸로 아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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