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하 변호사 지난 1월 국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욕설 파일을 공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검찰이 ‘이재명 조폭 연루설’을 제기한 장영하 변호사를 무혐의 처분하자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노골적인 봐주기’라며 강력 반발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민낯을 드러내고 장 변호사를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며 재정신청을 했다.
장영하 변호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조직폭력배와 친분을 맺고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의 최초 제보자다. 장 변호사는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박철민씨의 주장을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했고
김 의원은 지난해 10월18일 국정감사장에서 “이재명 대선후보가 국제마피아파 조직원한테서 수십차례에 걸쳐 20억원가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박씨 등이 이 후보 차량에 실었다는 1억5천만원 현금다발이라며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그러나 공개된 현금다발 사진은 박씨가 자신의 사업을 과시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올린 것과 동일하다는 사실도 당일 밝혀졌다. 하지만 장 변호사는 ‘이재명-조폭 커넥션’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국감 이틀 뒤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박씨가 직접 작성했다는 사실확인서와 이 후보가 신원불상의 남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이 후보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함께 있다”, “이런 사람이 도지사를 하고, 대통령 후보를 한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낙선 목적의 허위사실 공표라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장 변호사와 박씨를 같은 달 즉시 고발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달 장 변호사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이상현)는 이를 반려했다. 검찰은 나아가 지난 8일 이재명 대표를 기소하면서 장 변호사는 무혐의 처분했다. “박씨의 제보를 (진실로) 믿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그 진술을 배제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반면,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 정원두)는 박씨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민주당은 검찰의 장 변호사 불기소가 ‘편파·불공정 수사의 결과’라며 반발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지난 11일 서면브리핑에서 “경찰은 장 변호사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뚜렷한 이유도 없이 기각했다. 이때 장 변호사의 변호인이 윤석열 대통령 친구 석동현 변호사였다”고 밝혔다. 양부남 민주당 법률위원장은 1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김용판 의원의 주장이 허위인 게 뻔히 드러났는데도 장 변호사는 계속 잘못된 주장을 했다. (허위사실 공표의) 의도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여러모로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발인인 민주당은 지난 8일 재정신청을 했다. 법원은 검찰의 무혐의 사건기록을 검토한 뒤 직권으로 기소를 결정할 수 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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