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9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310기 졸업식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이권, 인사 개입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대통령의 친인척과 대통령실 고위직을 감시하는 구실을 특별감찰관이 언제 임명될지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은 “국회서 결정하면 100% 수용”이라고 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함께 추천해야 한다고 조건을 걸어 난항이 예상된다.
김 여사는 최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공관 리모델링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낸 업체 대표를 지난 5월 대통령 취임식에 자신 몫으로 초청한 사실이 드러나 기존 주가조작과 허위이력 기재 등의 혐의에 더해 이권개입 논란까지 불거졌다.
그러나 대통령의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대통령 비서실 수석비서관 이상의 공무원을 감찰하는 독립기관인 특별감찰관은 6년째 공석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6월 국회법 통과로 만들어진 특별감찰관은 국회가 3명의 후보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 가운데 한명을 임명한다. 특별감찰관은 2016년 9월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물러난 뒤 후임이 없다. 문재인 정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업무가 겹친다는 이유로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원칙적으로 수용하겠다는 태도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21일 기자 간담회에서 “(특별감찰관을) 대통령이 ‘수용 하겠다, 안 하겠다’ 차원이 아니고 국회에서 결정되면 100% 수용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9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제2부속실 신설, 대통령 친인척과 대통령실 공직기강확립을 위한 특별감찰관 임명 등, 보다 더 근본적인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당 내 분위기도 조속한 임명 쪽에 가깝다. 한 초선 의원은 21일 <한겨레>에 “민정수석실이 없어진 마당에 더더욱 특별감찰관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는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특별감찰관 추천이 ‘꾸러미’로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태도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특별감찰관 임명은 대선 전부터 우리가 얘기했던 것이고 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민주당은 정작 지난 5년 간 왜 임명을 안 했는지 국민에게 솔직하게 사과해야 한다. 또 북한 인권재단 이사 추천도 안 하는데 그 문제와 같이 봐야 한다”고 밝혔다. 특별 감찰관 추천 문제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연계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여당이 불편한 과제를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대통령의 친인척을 감시하는 구실을 하는 특별감찰관을 추천하는 것은 여당에 껄끄러운 일이다. 이석수 특감은 국정농단 사건의 실마리가 된 미르재단 사건을 포착하고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을 감찰하다가 갈등을 빚고 1년 만에 물러났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야당에서 (특별감찰관과) 김건희 여사를 붙여서 얘기하는데 정치적으로 순수하지 못하다”며 “용산 일에 당이 미주알고주알 얘기하는 게 옳지 않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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