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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김건희 여사 관저공사 의혹 커지는데 국조도, 특별감찰관도 외면할 건가

등록 2022-08-19 18:37수정 2022-08-19 22:17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310기 졸업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310기 졸업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건희 여사가 ‘관저 리모델링 특혜 수주’ 논란을 빚은 ㄱ업체 대표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5월10일)에 초청한 사실이 <한겨레> 보도로 드러났다. ㄱ업체가 김 여사와의 사업적 인연이 있었다는 사실에 이어 취임식에 초청할 만큼의 친분까지 확인된 만큼, 석연찮은 공사 수주 과정을 명백히 밝혀야 할 필요가 있다.

ㄱ업체는 김 여사가 코바나컨텐츠 대표 시절 주최한 전시에서 두차례 인테리어를 담당했고, 후원사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 업체는 5월25일 12억4천만원짜리 관저 리모델링 공사를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수주했는데, 입찰 공고부터 낙찰까지 걸린 시간은 2시간49분에 불과했다. 게다가 입찰 공고에는 세종시의 ‘○○주택 인테리어 공사’로 표기됐다. 사전 정보가 없었다면 관저와 관련 있는 입찰인지도 알 수 없던 구조였다. 대통령실은 “보안 사항”이라고만 뭉갤 것이 아니라 진상 파악에 나서야 한다.

김 여사는 취임식에 보수 유튜버 30여명도 초청했는데, 여기엔 문재인 전 대통령 자택 앞 욕설시위를 주도한 극우 인사 안정권씨와 그 누나도 포함됐다. 특히 누나 안씨는 대통령실 근무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채용 과정에서 당시 주장했던 캠프 이력보다는 ‘여사 인맥’이 주요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주가조작, 허위이력 기재 등의 혐의를 받는 김 여사는 윤 대통령 취임 뒤엔 비선 논란, 이권·인사개입 의혹 등의 한가운데 섰다. ‘대통령에게 가장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 1위로 압도적으로 그를 꼽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김 여사는 이날 이례적으로 경찰학교 졸업생과 별도 간담회도 했다. ‘조용한 내조’를 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은 내팽개친 지 오래다.

하지만 대통령실에는 대통령 가족과 친인척 비리를 감찰할 조직 자체가 전무하다. 윤 대통령은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 등을 상시적으로 감찰할 특별감찰관에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관저 공사 업체 선정 과정과 사적 채용 의혹 규명 등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지만,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다수의 생떼”라고 했다.

이 정도 의혹이 제기되면 협의에 응하거나 다른 대안을 내놓는 게 상식이다.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 이러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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