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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윤 대통령 “펠로시 JSA 방문, 한·미 간 강력한 대북 억지력 징표”

등록 2022-08-04 17:35수정 2022-08-04 21:11

윤 대통령-펠로시 의장, 대면 대신 40분간 통화
윤 대통령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 발전에 협력”
펠로시 의장 “한미동맹 발전 위해 의회서 노력”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이 4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의 전화 통화와 관련한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이 4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의 전화 통화와 관련한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은 4일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통화를 하고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을 발전시키는데 미국 의회와 긴밀히 협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이날 펠로시 의장 일행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방문 일정을 언급하며 “이번 방문이 한-미 간 강력한 대북 억지력의 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통화 내용을 소개했다. 휴가 중인 윤 대통령은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오후 2시30분부터 약 40분간 펠로시 의장과 통화했다.

이날 통화는 “첫 여름 휴가 중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시간 내줘서 고맙다”는 펠로시 의장의 인사로 시작됐다. 그는 통화에서 “한-미 동맹은 도덕적으로 볼 때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라며 “워싱턴에서 최근 한-미 추모의 벽 제막식이 거행됐듯이, 수십년에 걸쳐 수많은 희생으로 지켜온 평화와 번영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가꿔나갈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어 “한-미 간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질서를 함께 가꾸자”고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21일 서울에서의 한-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약속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을 앞으로 발전시키는데 미국 의회와 긴밀히 협력해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화답했다. 또 이날 펠로시 의장 일행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방문 일정을 언급하며 “이번 펠로시 일행의 방문이 한-미 간 대북 억지력의 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아시아 순방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기원했다.

이날 통화에는 펠로시 의장 쪽에 그레고리 믹스 하원 외무위원장, 마크 타카노 의원, 수잔 델베네 의원,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 앤디 김 의원 등 5명도 함께 배석했다. 김 1차장은 “펠로시 의장이 배석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소개하면서 일대일 현안별 토론이 이뤄졌다”며 “외교·국방·기술협력·청년·여성·기후변화 이슈 등에 대해서 꽤 구체적으로 장시간 얘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통화에 배석한 미 하원 의원들에게 “각 지역구에서 코리안-아메리칸(한국계 미국인) 한인들에 대해 특별히 배려해달라”고도 당부하기도 했다고 김 1차장은 전했다.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전화통화는 대면 면담 대신 이뤄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휴가계획을 확정한 상황에서 서울에 오면 (면담이) 힘들지 않겠냐, 2주 전 양해가 구해졌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날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전화 통화가 이뤄진 배경에 대해 “2주 전 면담이 성사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양해를 구했지만, 윤 대통령이 오늘 아침 일찍 통화를 타진하자 펠로시 의장이 흔쾌히 함께 온 모든 사람과 통화하고 싶다고 답했다”며 “확대 회담처럼 배석한 의원들과도 대화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통화에선 펠로시 의장의 지난 1~2일 대만 방문 일정 경과나 중국 인권 문제 등 민감한 주제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펠로시 의장은 미국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된 과거를 언급하며 “위안부 문제도 결국 인도적 현안이다. 과거의 아픈 기억을 딛고 한-일 간에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동맹인 칩4(한국·미국·일본·대만) 문제도 언급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 쪽으로부터) 최근 미국 의회를 통과한 반도체 관련 법안의 혜택이 한국에 돌아가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 기술 동맹을 발전시키는 파트너십을 더 구체적으로 꾸려가야 하고 의회에서도 머리를 짜내겠다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추가 보도자료를 내어 “윤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이 자유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을 위해 오랫동안 헌신해 온 것을 높이 평가했다”며 “펠로시 의장과 미국 의회 대표단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핵심축으로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한-미 동맹의 발전을 위해 미국 의회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다음 번 방미 계기에 펠로시 의장과 만나 한-미 동맹 강화 방안에 관해 심도 있는 협의를 갖기를 기대한다고 했고, 이에 펠로시 의장은 추후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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