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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윤석열 정부, 국정원 내세워 ‘문 정부 친북몰이’ 직접 나섰다

등록 2022-07-06 21:12수정 2022-07-07 15:07

국정원, 박지원·서훈 고발 파장
여당 TF, 서훈 등 고발계획 밝히자
국정원 ‘2시간 뒤 고발’ 일사불란
‘윤 사단’ 정비 마친 국정원·검찰
수사 칼날 두 전직 원장 넘어설 수도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지휘관의 대통령께 대한 거수경례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지휘관의 대통령께 대한 거수경례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6일 국가정보원을 통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탈북 어민 북송 사건’을 소재로 박지원·서훈 전 국정원장을 고발하면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친북몰이’ 공세를 본격화했다.

지난달 국방부와 해양경찰청의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뒤집기’ 발표 뒤 국민의힘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전면 대응에 나서는 등, 대북 사건을 고리로 한 문재인 정부 때리기가 일사불란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정원이 이날 전직 수장들을 전격적으로 고발한 것은 ‘전 정부 친북몰이’가 기존과는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피해자 유가족이 문재인 정부 관계자들을 고발한 것에 더해 윤석열 정부가 직접 나서서 사정의 칼날을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윤 정부의 ‘친북몰이’는 지난달 16일 국방부와 해경이 ‘자진 월북 추정’이라고 발표한 기존의 중간수사 결과를 번복하면서 시작됐다. 정부 발표 뒤 국민의힘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티에프’를 꾸려 공론화에 나서는 등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국민의힘 티에프는 6일 고 이대준씨가 북한 해역에 생존해 있던 당시 문재인 정부가 이씨의 생존 사실을 숨겼다고 주장하며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서주석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티에프의 최종 조사 결과 발표로부터 약 2시간 뒤 국정원은 전직 국정원장 고발 방침을 공지했다.

국민의힘 티에프 팀장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국정원의 전임 국정원장 고발 직후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이후인 2020년) 9월22일, 23일, 24일 (국정원에) 따졌다. 그때는 (국정원이) ‘보고할 게 없다’는 맥락을 제가 이해를 못했다”며 “이제는 이해를 하게 됐다. (국정원이 관련 첩보를) 다 삭제했다는 거 아니냐. 왜 초반에 없나 하는 의문에 대한 퍼즐이 오늘에서야 풀렸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박지원 전 원장을 공용전자기록 손상죄 등으로 고발한 혐의를 뒷받침한 것이다.

이날 국정원의 고발 사실이 알려진 뒤 대통령실은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앞서 윤 대통령은 “(서해 공무원 피살 건은) 앞으로 더 진행이 되지 않겠나 싶다. 기다려보시라”(지난달 17일), “(탈북 어민을) 북송시킨 것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의아해하고 문제를 제기했는데, 한번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다”(지난달 21일)며 적극적인 진상조사를 암시했다. 국정원의 이번 고발은 윤 대통령의 이런 의중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검찰 시절 측근이었던 조상준 변호사를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에 기용한 데 이어 지난달엔 1급 부서장 전원을 대기발령하며 대대적인 물갈이도 단행했다.

이번 고발은 국정원과 검찰이 ‘윤석열 사단’으로 정비된 뒤 이뤄진 것이어서, 수사의 강도와 파장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칼끝이 두 전 국정원장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정원에 전임 원장들을 고발하도록 하는 자해 행위를 강요하다니 참 잔인한 정권”이라며 “결국 최종 목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의 정치보복 칼날이 끝내 문 전 대통령을 가리킨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박지원·서훈 전 국정원장의 경악할 국가안보 농단을 철저한 수사로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논평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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