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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인터뷰] 이재명 “국회 성과로 다음 대선서 평가받겠다”

등록 2022-05-21 06:59수정 2022-05-22 11:17

[한겨레S] 커버스토리
인터뷰ㅣ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

유세차량 동행 인터뷰…“계양을 선택? 이길 방법으로 총력”
“개딸들, 맹목 지지 아냐…민주당도 ‘개딸’처럼 포지티브로”
안철수에겐 “말 많은 구태” 비판…“거대 양당구조 변화가 목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인천 계양역 광장에서 열린 민주당 인천 선대위 출정식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인천 계양역 광장에서 열린 민주당 인천 선대위 출정식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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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다시 치르는 것 같았다. 오전 10시30분 미추홀구 인천 시민사회단체 간담회, 11시30분 동구 현대시장 방문, 오후 2시 민주당 출마 후보 지지 영상 촬영, 5시 중구 인천종합어시장 방문….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둔 1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양복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인천 곳곳을 누볐다. 그가 찾는 곳마다 열성 지지자, 민주당 국회의원, 구청장·시의원·구의원 출마 후보들이 “이재명, 이재명”을 외치며 환호했다. 그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지만 “차기 대통령 이재명”을 외치는 이들도 적지 않다.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8일 인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에서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지방선거 출마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6s인천/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8일 인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에서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지방선거 출마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6s인천/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시민들은 웅성거린다. “왜 이렇게 시끄러운 건데? 누가 왔다고? 이재명? 정말?”, “아니, 인천 계양을에 있어야지, 왜 여길 오는 건데?”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위원장이 미추홀구, 동구, 중구를 종횡무진 휘젓고 다니는 게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인천 곳곳을 돌고 도는 그의 스포츠실용차(SUV)에 동승했다. 모두가 궁금해하는 걸 물었다. “계양을 출마, 너무 쉬운 선택 아닙니까?” “도대체, 뭘 하겠다는 거죠?”

분당갑 아니고 왜 계양을인가?

이재명 위원장의 행보는 대선 패배 뒤 일정 기간 칩거하는 기존 정치 문법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에게 ‘계양을 출마’ 결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낸 인천 시민사회단체 인사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조봉암 선생 이후 첫 대선주자급 후보가 인천에 왔다”(정세일 인천 생명평화포럼 상임대표)는 반응과 “현실적으로 민주당에 과연 득이 될지 생각해 본 적 있나? 계양을에선 일부 주민이 후보로 나오신 걸 반대한다”(이세영 기본소득국민운동 인천본부 상임대표)는 질문이 터져 나왔다.

―너무 조급한 것 아닌가요?

“새 대통령 취임 20일 만에 치러지는 선거인데 어려운 걸 누가 모르겠어요. 가만히 있는 게 나한테는 유리하겠죠. 제 주변에서도 다 반대했어요. 계양을 출마도, 총괄선대위원장 직함도, 직접 지원도. 상처받을 게 뻔하다, 거리를 둬라, 간접 지원만 하라고 했어요. 하지만 거리를 둔다고 제 책임이 모면됩니까. 대선 패배 책임이 저에게 있고 저 때문에 당과 후보들이 어려움에 처했는데, 거리를 유지하고 간접 지원하면서 피해 있는 게 저는 더 비겁하다고 생각해요. 책임지는 것은 말이 아닌 행동이에요. 지금은 좌절한 지지자를 투표장에 끌어낼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다 하는 것이라 결론 냈어요. 비겁한 회피가 아니라 위험한 정면 돌파를 선택한 거예요.”

그는 자신의 결정을 “불리한 여건에서 싸우는 민주당 후보들에게 깃털만큼의 힘이라도 보태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는 책임지는 것인데 대선 패배 뒤 밥도 못 먹겠다, 숨도 못 쉬겠다는 지지자를 방치하는 게 그러면 옳은 태도냐”고 되묻기도 했다. 하지만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5선 국회의원을 했고,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모든 행정동에서 이긴 계양을 출마는 ‘쉬운 선택’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다.

―왜 하필 계양을입니까, 분당갑도 아니고? 당선되기 쉬운 지역 아닙니까?

“그러면 뭐, 일부러 제가 어려운 지역에 나가야 하나요. 그건 국민의힘 입장에서 하는 정치 공세죠. 호찌민이 이렇게 얘기했어요. ‘이길 수 있는 장소에서 이길 수 있는 때 이길 수 있는 방법으로 싸워야지, 상대가 원하는 때와 장소, 방법으로 싸우면 안 된다.’ 제가 개인적 당선만 목표했다면 모르겠지만 전국 지방선거를 지휘해야 될 입장이에요. 또 인천시장 선거가 6·1 지방선거의 매우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텐데 거기에 도움을 주려는 의도가 더 커요. 저는 지역 정치인이 아니고 대한민국 전역을 대표하는 대선 후보였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어려움에 부닥친 당, 우리 후보들의 입지를 강화하고 지원하는 게 주된 역할이고, 그 핵심은 우리 지지자들의 결집이기 때문에 그에 도움이 되는 필요한 일을 제가 최대치로 해야 하는 거죠. 민주당과 개혁 진영 전체의 효율성, 유효성 측면을 보면 제가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저를 계양을에 전략공천한 당 지도부의 결론이 맞는 거죠. 여당인 국민의힘이 이렇게 반대하는 걸 보니 제가 더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위험한 결단이라면 승패의 목표치를 명확히 정하고 책임져야 하는데, 최근 수치로 승패를 말하는 건 의미 없다고 했습니다. 지난 8일 출마선언 땐 인천에서 시작해 광역단체장 절반 승리를 이끌겠다고 말씀하셨잖아요.

“목표, 소망, 최대 기대치, 저희는 당연히 지금도 과반 이상 이기고 싶죠. 불가능할지라도 도전해서 길을 만드는 게 정치 아닙니까. 저는 그런 면에서 과반수 이겼으면 좋겠죠. 다만 현실이 녹록지 않으니 이길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정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인 거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8일 인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에서 상인들과 시민들에게 “이번 선거에선 기호 1번, 일하는 일꾼 민주당 후보를 뽑아달라”며 기호 1번을 뜻하는 손가락 모양을 하고 있다. 인천/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8일 인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에서 상인들과 시민들에게 “이번 선거에선 기호 1번, 일하는 일꾼 민주당 후보를 뽑아달라”며 기호 1번을 뜻하는 손가락 모양을 하고 있다. 인천/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대선 때 지지층이 투표장에 얼마나 나오냐가 관건인데, 그게 가능할까요?

“이순신 장군이 12척 남은 군선을 가지고 전쟁에 임하는 그런 상황과 비슷하죠. ‘생즉사 사즉생’이라 말씀하셨는데,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게 중요하죠. 똑같은 상황에서 죽기 아니면 살기 이렇게 되면 용기가 되고, 아 이거 이제 죽는구나 하면 좌절이 되는 거죠. 이론적으로 지방선거에선 국민의 55%밖에 투표를 안 할 텐데, 대선 때 우리를 지지했던 분들이 대선 패배의 절망과 분노를 이기고 한번 해보자고 결속해 투표장에 가면 이기지 않겠습니까? 선거운동을 다니면 저를 끌어안고 우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너무 죄송하죠. 그분들이 가졌던 희망과 기대, 이런 것을 제가 충족시키지 못했고, 그 패배의 책임은 전적으로 저한테 있는 것이고, 정말 가슴 아파요. 하지만 한명숙 대 오세훈 서울시장 선거도 그랬고, 정세균 대 오세훈 (종로) 보궐선거도 사실은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는 전혀 달랐잖아요. 지금 좌절하고 분노하는 분들이 다시 용기를 갖고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만드는 것, ‘자신감을 회복하자, 최종 투표 결과는 전혀 다르다, 그러니 실망하지 말고 희망과 용기, 열정을 가지고 행동해 달라, 투표하면 이긴다’고 호소하는 게 지금 제 역할이고, 책임있게 그 역할을 다하면 이기는 게 정상이라고 봅니다.”

“성남 FC 압수수색은 정치 보복”, 법카 문제는 “제 불찰, 제가 책임져야”

―그런데 최근 경찰이 성남FC를 다시 압수수색했어요.

“이건 진짜, 너무하지 않습니까? 정치 보복이고, 정치 탄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국민의힘이 고발한 것이고 내용 자체가 말이 안 되잖아요. 제가 (돈을) 받았습니까. 성남시 예산으로 운영하는 산하기관이 광고를 한 거예요. 후원도 아니고 광고예요, 광고. 전에도 국민의힘이 고발했고, 3년7개월 수사했고 탈탈 털었죠. 그런데 아무 근거가 없고 말도 안 되는 소리니 무혐의 처리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다시 재수사한다고 압수수색을 막 하잖아요. 정도껏 우려먹어야지, 이건 국민의힘 작전 스타일입니다. 적반하장, 후안무치. 이번에는 공개경쟁으로 채용된 사람이 의전 지원 업무를 하다가 제 아내의 사적인 일을 몇 번 들어줬다는 이유로 그 사람이 받은 월급 전액이 국고 손실이라고, 그게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2017년 대선 경선에 참여했고 지난 5년 동안 대통령을 목표로 했으면 더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특히 법인카드 문제는?

“사실 제 아내가 쓴 건 아니고, 심부름을 시킨 건데. 주문 배달할 때, 그게 공사 구별이 안 된 건 제 불찰이 맞죠. 지난번에도 사과드렸지만 제 부족함이고, 몇십만원 음식을 주문 배달시킨 것, 제 사적 심부름을 시킨 점은 잘못이죠. 저도 정말로 조심했지만, 그건 제가 책임을 져야겠죠.”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임명했어요. 지방선거가 끝나면 검경이 이재명 위원장, 민주당을 겨냥한 수사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보는 이들도 있어요.

“이미 저에 대해서는 사골 우려먹기식 압수수색을 계속하고 있지 않습니까. 제가 사적 이익을 취한 것도 아니고 어항 속 붕어처럼 투명하게 모든 걸 공개하고 공직생활을 해왔는데…. 검경은 무죄라도 상관없다, 이재명 고생해봐라, 걸리면 다행이고 안 걸려도 그만이다, 죄가 되든 안 되는 법원에서 무죄판결 받더라도 딴것 신경 못 쓰게 만들자, 그러려고 한다는 얘기가 많거든요. 이번에도 그렇게 가려고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세계 어디서도 검경이 수사·기소권 가지고 이렇게 정치를 지배하고 좌지우지하는 나라가 없죠, 선진국치고는. 우리나라는 검경이 정치를 좌지우지하면서 날뛰는 측면에서는 후진국 아니겠어요.”

―‘개딸’을 세계사적 의미가 있는 흐름이라고 말했는데, 정치 팬덤에 너무 의지하고 있는 게 아닌가요?

“매우 합리적인 사람들입니다. 일방적 맹목적 지지 그룹이 아니에요.”

―위원장에겐 정치적 자산이지만 ‘이재명에겐 이제 개딸만 남았다’는 식으로 고립화하는 시도도 있는데.

“2030 여성이 정치에 소외됐고 임금, 승진 기회에서 차별받고 불평등에 노출된 게 사실인데 지금까지 발언이 너무 약했어요. 그 여성들이 페미니즘이라는 약간의 굴레에서 벗어나 공화국 시민의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대선 직후 18만에서 20만명 가까이가 민주당에 입당했어요. 민주당 당원이 80만~90만인데 엄청난 숫자죠. 이들이 지향하는 게 뭐냐. 과거 저나 신 기자님도 그랬듯이 규탄한다, 퇴진하라, 반대한다, 이게 다였잖아요. 그런데 이들은 완전히 포지티브로 전환했어요. 우리는 이걸 할 테니 너희는 이거 해라, 이런 식으로 잘하기 경쟁으로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고 있어요. 주체적으로 실천 행동에 나선 건 촛불혁명 같은 게 일상화한 거죠. 그동안 온라인에서만 불평등을 제기했는데 이제 일상적으로 표출해요. 저는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가 현실화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이건 이재명을 위해서 그러는 게 아니죠.”

―국회의원이 된다면 뭘 하려는 건가요?

“이번 출마는 대통령 선거 때 저와 당이 국민께 약속한 걸 좀 다른 연장으로 실천하는 길이 열리는 의미도 있어요. 최적의 연장이면 좋겠지만 대통령 안 됐다고 약속한 걸 다 못하는 건 아니거든요. 다수당으로 입법 권한, 또 국정 견제감시를 통해 대선 때 국민께 약속한 민생이나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게 많아요. 지금까지 야당은 감시·견제 역할에 주력했고 민생 입법, 국가 비전 제시는 비중이 작았는데 그 비중을 올리고 국민께 약속한 걸 성취해 실적을 쌓고, 그 성과로 다음 총선, 지방선거, 대선에서 평가받을 생각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인천 계양역 광장에서 열린 민주당 인천 선대위 출정식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인천 계양역 광장에서 열린 민주당 인천 선대위 출정식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야당 된 민주당 ‘개딸’처럼 포지티브 경쟁해야”

―민주당도 앞으로 달라져야 하는 게 아닌가요?

“당이 지배구조의 일부, 국민과 괴리돼 정치인들이 소위 (국민을) 지도하는 시스템이 되면 안 됩니다. 당은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지금 민주당은 그렇지 못한 측면도 많죠. 또 야당 하면 견제를 얘기하는데 저는 ‘균형과 경쟁’을 얘기하고 싶어요. 과거 야당이 막기, 반대, 규탄에 집중했다면 이제 개딸처럼 잘하기 경쟁으로, 포지티브하게 정치문화를 바꾸는 게 민주당이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거제도 개혁 등 없이는 한계가 있잖아요.

“핵심이 그거예요. 거대 양당 체제에서는 상대가 못하면 나한테 기회가 와요. 저는 전업정치인도 아니었고, 지방에서 행정을 하던 변방의 아웃사이더였기에 여의도 정치와 사고, 태생, 본질이 달라요. 저는 단기적으로 우리가 집권하는 것도 중요한데 언제든 민주개혁 진영이 합리적으로 집권하고 정권을 바꿔가면서 경쟁하고 그걸 통해서 국가와 국민의 삶을 발전·개선하는 정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제가 최종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죠. 그 과정의 일부가 집권인 거죠. 집권 한 번 하고 다음에 또 양당 구조에서 발목잡기 경쟁 하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악순환이죠. 그래서 민주당에서도 무리하다고 판단하지만 저는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명 뽑아서 한 명씩 나눠 갖는 건 사실 당에서 임명하는 거 거잖아요. 국민의 선택권을 빼앗는 거죠. 국회도 마찬가지죠. 비례대표 강화하고, 위성정당을 못하게 하고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결선투표제를 도입해 다당제 토대를 만들고, 두 당이 못하면 제3의 당을 선택할 수 있게 해줘야죠. 사실 그 얘기를 하면 안철수 전 대표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안철수 새정치’는 국민 속인 것, 석고대죄 할 일”

―최근 안철수 전 대표가 새 정치를 다 말아먹었다고 비판했는데.

“그분이 10년 동안 새 정치를 얘기했고, 새 정치 핵심이 다당제였잖아요. 그런데 거대 양당에 투항해 버리면, 지금까지 새 정치는 국민한테 한 거짓말, 사기극이죠. 안철수 전 대표가 국민을 속인 것이라면 석고대죄해야 할 일이고, 생각이 바뀌었다면 헌 정치 같이 하겠다고 국민께 고해야죠. 그런데 뭐 말이 너무 많더라고요. 자기 얘기부터 해야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요.”

―안 전 대표는 위원장이 분당갑에 안 나온 게 도피라고 비판합니다.

“그게 구태 정치의 대표적 케이스죠. 안철수 전 대표가 새 정치의 꿈을 다 구태 정치에 갖다 바쳤으니 저라도 정말 정치교체, 새 정치, 다당제,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이런 것 꼭 하겠습니다. 제가 정치를 그만두더라도 부패 세력들이 상대를 억압해 반사이익만으로 다시 집권하는 이런 상황은 개선하겠습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인천공항 민영화 발언’이 논란인데요.

“인천공항 민영화는 엠비(MB·이명박 전 대통령) 때도, 국민의힘도 해보려고 했던 건데 워낙 반발이 심하니까 못했잖아요. 지금은 전기, 수도, 철도, 의료보험 민영화까지 얘기해요. 원래 돈 버는 게 목적인 정치세력들은 민영화하고 싶어 하죠.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저는 법으로라도 민영화를 막겠습니다. 공공 필수재, 기반시설은 시민 세금으로 운영하고 이익이 나면 국민이 가지고 가야죠.”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졌을 때 솔직히 어떤 마음이 들었나요?

“저는 워낙 나쁜 상황에서 정치해서 이길 거라고 믿었지만 질 경우도 마음속으로 준비하고 있었죠. 미세한 차이로 지고 나니까, 좀 가슴이 답답했죠. 멘붕까지는 아니고. 오히려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저에게 기대를 가졌던 수많은 사람들이 겪을 좌절감, 고통, 또 국민과 사회가 겪어야 할 혼란과 어려움이었는데, 이런 걸 생각하니 죄스럽더군요. 내가 조금 더 준비했어야 한다, 나쁜 언론환경이니 기울어진 운동장 이런 얘기를 하지만 그것조차도 기득권 지배세력의 일부인데 그걸 탓하는 건 의미가 없고, 그것조차도 넘어야 할 장벽인데 못 넘었고, 저의 준비와 역량이 어쨌든 부족하다고 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가 너무 참혹해서 저를 지지한 분, 미래와 희망을 설계했던 분들한테 정말 정말 죄송하더라고요. 지금도 같은 마음입니다.”

인천/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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