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아들이 2015년 병역판정 검사 당시 부친이 일하던 경북대병원에서 발급받은 척추협착 진단서. 신현영 의원 제공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이 지난 2015년 경북대병원에서 척추협착을 진단받아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인 ‘4급’을 판정받고도 이 기간에 19학점 수강과 주 40시간 연구원 생활을 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 전후로 환자이송 업무지원 등 병원에서 봉사활동도 했다. 군에 입대할 수 없을 만큼 몸이 좋지 않았는데도 강도 높은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15일 <한겨레>가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아들 정씨의 진단서를 보면, 정씨는 2015년 10월29일 경북대병원 정형외과 한 전문의로부터 진단서를 발급받아 일주일 뒤인 11월6일 병무청 신체검사 때 이를 제출했다. 진단서에는 “상기환자 요추 5∼6번 추간판 탈출증으로 진단 후 외래 경과 관찰 중”이며 “약물치료 및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 중”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또 “무리한 운동이나 훈련에 제한이 있을 것으로 판단됨” “장거리 보행 시 통증이 재발될 수 있으며 무리한 운동 및 작업 시 증상 악화를 초래할 수 있음”이라는 판단도 담겨 있다. 진단서가 발급된 시기 정호영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진료처장이었다.
진단서엔 ‘무리한 운동·훈련 제한’이라는 소견이 있는데도, 진단서가 발급된 2015년 2학기에 정씨는 전자공학부에서 6과목(19학점)을 수강했으며, 같은 해 10월1일~12월31일엔 석달동안 ‘경북대 유(U)-헬스케어 융합네트워크연구센터’에서 매주 40시간씩 학생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짬짬이 학교 봉사활동도 했다. 정씨는 2015년 1월 19∼23일, 2016년 1월 11∼15일, 7월25∼29일엔 경북대병원에서 환자 이송지원 물품 정리, 환자 검사실 안내 업무지원, 환자 이송 업무지원 등 봉사활동을 했다.
신 의원은 “약물치료와 재활치료가 필요한 척추협착 및 디스크 상태에서 고된 연구업무 및 19학점의 이수가 가능했는지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며 “검증 과정을 통해 진단서의 허위 여부가 없는지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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