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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성평등 퇴행’ 20대 대선…그럼에도 우린 ‘희망의 조각’을 확인하다

등록 2022-03-09 16:23수정 2022-03-09 16:59

혐오정치 만연에도 이어진 발언·행보들
박지현·심상정·행동하는보통남자들 등
젠더폭력·차별금지법·페미니즘 이슈로
지난 5일 열린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37회 한국여성대회. 사진 한국여성단체연합
지난 5일 열린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37회 한국여성대회. 사진 한국여성단체연합

20대 대선은 ‘여성·소수자 배제의 정치’가 전면화했다. 성평등 퇴행의 장면이 이어졌다. 백래시(사회·정치적 변화에 나타나는 반발 심리)에 올라탄 일부 후보와 그 캠프는 혐오와 배제의 정치·선거에 앞장섰다. 그럴수록 혐오·배제에 선을 긋고, 성평등을 부르짖는 목소리도 대선 기간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젠더폭력은 용인될 수 없다고, 차별금지법 제정은 사회적 합의를 핑계로 미룰 수 없다고, 페미니즘은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결국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대선 내내 쉼 없이 이야기한 사람들이 있다. 퇴행 속에서도 한국 사회가 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확인시켜준 희망의 조각들이다.

“청년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는 ‘폭력’이다.” 지난 1월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한 박지현 민주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거대 양당 후보가 청년 남성의 표심에만 몰두할 뿐 자신은 대선에서 소외됐다고 여긴 2030 여성 유권자들은 박 부위원장의 등장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젠더폭력 근절은 추적단 불꽃의 일원으로 텔레그램 성착취 공론화에 나섰던 박 부위원장이 선거운동 기간 내내 부르짖은 공약이었다. 이 후보가 아닌 박지현 부위원장을 지지한다는 목소리도 일었다. “제가 살기 위해, 또 이 땅을 살아가는 수많은 피해자와 여성들을 지키기 위해”(4일 방송 찬조 연설), 젠더폭력 문제를 향해 직진으로 내달리는 박 부위원장에게 보내는 응원들이었다.

왼쪽부터 &lt;한겨레&gt;와 인터뷰하는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고 변희수 하사 1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심상정 정의당 후보, 기자회견을 하는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 사진 김태형 xogud555@hani.co.kr, 심상정 후보 트위터
왼쪽부터 <한겨레>와 인터뷰하는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고 변희수 하사 1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심상정 정의당 후보, 기자회견을 하는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 사진 김태형 xogud555@hani.co.kr, 심상정 후보 트위터

성소수자의 곁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있었다. 차별금지법, 성소수자 인권 공약과 발언은 거의 실종되다시피 한 20대 대선이었다. 심 후보조차 언급하지 않았다면, 대선 국면서 종적을 감췄을 이슈들이다. 지난달 11일 열린 대선 2차 방송토론회에서 심 후보는 트랜스젠더 여성 군인으로 살아가고자 했지만 세상을 떠난 고 변희수 하사를 언급하며 “1주기에 차별금지법 제정하자”고 했다. 2월27일 열린 변 하사 1주기 추모문화제에 직접 참석한 대선 주자도 심 후보뿐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변 하사님 1주기에 차별금지법이 제정됐다는 소식을 들고 왔어야 했는데 송구스럽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마지막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백래시를 이용하며 정치인들이 정치집단화하려는 ‘20대 남성’이길 거부하는 청년 남성들도 있었다. “성평등 가치를 믿고 실천하는 청년 남성들이 행동해야 한다”며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이 보여준 행보다. 그들은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정치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청년 남성인 우리가 경험하는 문제의 원인이 페미니즘이나 어떤 페미니스트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며 페미니즘이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이 사회에 뿌리내려야 할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이 ‘보통 남자’들은 “젠더 갈등을 해결하는 것도 결국 페미니즘일 것”이고 “페미니즘은 획일화한 생각에 다양한 관계의 가능성을 불어넣는다”라고 했다. 그들이 바라는 건 크지 않아 보인다. 상식적인 요구다. “우리는 서로 헐뜯고 경쟁하기보다 여전히 남아있는 성차별을 개선하여 공존하고 싶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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