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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단일화 결렬 ‘네 탓’…앙금만 쌓은 윤석열-안철수

등록 2022-02-27 20:49수정 2022-02-28 02:32

윤석열 “안 후보 쪽에서 결렬 통보”
그간 협상 공개…책임 떠넘기기
안철수 “고려할 가치 없는 제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물밑 단일화 협상 전말을 전격 공개하며 결렬의 책임을 안 후보에게 돌렸다. 이에 안 후보는 “(윤 후보 쪽에서 제안한 내용은)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며 윤 후보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28일로 예정된 투표용지 인쇄를 앞두고 양쪽의 물밑 협의가 이어졌지만 결국 야권 단일화 논의가 후보 간 감정싸움으로 번지며 파국 수순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윤 후보는 이날 유세 일정을 취소한 뒤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간의 협상 상황을 공개하며 “오늘 아침 9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쪽으로부터) 단일화 결렬 최종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협상 채널은 국민의힘에서는 장제원 의원이, 국민의당에서는 이태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 맡았다고 한다. 두 사람이 전날 오후 2~4시, 이날 0시40분부터 새벽 4시까지 두 차례 협의를 진행해 후보 회동 일정 조율만 남은 상태였지만 일방적으로 단일화 결렬을 통보받았다는 것이 윤 후보의 설명이다. 윤 후보는 “안 후보가 완주 철회를 위한 명분을 조금 더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안 후보가 사퇴 의사가 있었다는 점을 부각했고,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경선은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오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동안 단일화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온 윤 후보가 그간의 협상 노력을 세세하게 공개해, 안 후보에게 단일화 최종 결렬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야권 단일화가 끝내 불발될 경우 책임론에서 벗어나 지지층 결집을 통한 투표로써의 단일화를 호소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읽힌다. 회견 뒤 경북 포항을 방문해 티케이(TK) 유세에 복귀한 윤 후보는 “안 후보가 시간과 장소를 정해준다면 지방에 가는 중이라도 언제든지 차를 돌려, 직접 찾아뵙고, 안 후보와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단일화의 마지막 불씨는 남겨뒀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7일 전남 여수시 이순신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7일 전남 여수시 이순신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하지만 안 후보는 후보 회동 일정 조율만 남았다가 최종 결렬된 사실 자체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전남 여수 오동도 부근 이순신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에 (윤석열 후보 쪽에서) 제안을 했으나,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기에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또한 “국민경선을 계속 주장했는데 (국민의힘 쪽에서) 어떠한 의견 입장이 없었다. (국민경선을) 안 받으면 왜 안 받는지라는 말 자체가 없었다”며 “저희는 협상 내용(여론조사 경선)을 올렸는데 상대측에서 없다고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가 이태규 본부장을 전권 대리인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어제 갑자기 (윤 후보 쪽에서) 연락이 왔고, ‘한번 얘기해보자’는 제안이었다고 한다”며 “어떤 말을 할지에 대해 이 의원이 나가서 그 말을 듣기로 했다. 저는 ‘전권 대리인’ 이런 개념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추가 협상 가능성을 두고는 “이미 이런 협상에 대해서 시한이 종료됐다고 선언했다”며 일축했다.

장나래 김해정 곽진산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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