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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국힘 ‘내로남불 역풍’ 고심…김종인 “대통령 뽑지 부인 뽑나”

등록 2021-12-15 17:31수정 2021-12-16 02:04

국민의힘 ‘배우자 리스크’ 우려 확산
김종인, 조국수사와 비교엔 “정확히 얘기 못해”
선대위 ‘관리’ 나서…“더팩트 영상, YTN 인터뷰 참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경력 허위 기재가 드러나며 ‘배우자 리스크’에 직면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대응책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하지만 당이 섣불리 김씨 감싸기에만 치중하면 ‘내로남불’이라는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국민의힘은 15일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직접 나서 김씨 경력 허위 기재 파문을 최소화하려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대통령을 뽑지 대통령 부인을 뽑지는 않는다”며 “지나칠 정도로 후보의 부인에 관해 이야기하는 건 내 상식으로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김씨의 허위 경력 기재가 문제없다는 것이냐’는 취재진의 물음엔 “허위 경력인지 아닌지 몰라서 얘기할 수 없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와 잣대가 다른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조국 수사 때 어떤 것이 기준에 안 맞는지 나는 납득을 못 한다. 정확히 알면 말하는데 정확히 몰라서 이야기할 수가 없다”고 했다. 껄끄러운 부분은 모르쇠를 한 셈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김씨 관련 의혹을 살피겠다고 했다. 그는 “나름대로 제대로 검토를 해보겠다. 오랜 시간이 안 걸릴 것이라고 본다”며 “어려운 일이 아니어서 하루 이틀이면 대략 무엇이라는 게 나타나고, 그걸 그대로 이야기할 테니까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김씨가 이날 오후 ‘사과 의향’을 밝히고 윤 후보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식의 수습은 국민의힘 선대위가 이날 부산하게 논의한 결과로 보인다. 선대위 핵심인사들은 김씨의 <와이티엔>(YTN) 인터뷰 뿐만 아니라 지난 14일 <더팩트> 카메라 앞에서 경호원이 김씨 목덜미를 잡아 고개를 숙이게 하고 얼굴을 가린 영상도 심각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선대위 종합상황본부 관계자는 “와이티엔 인터뷰와 더팩트 영상을 참사로 판단했다. 그런 일이 생기면 안 되니까 상황을 어떻게 수습할지 논의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에서는 언론과 접촉할 때마다 구설에 오르는 김씨를 선대위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6월 <뉴스버스> 인터뷰는 ‘쥴리’ 의혹을 수면에 올렸다. <와이티엔> 인터뷰 뒤에도 취재기자에게 허위 경력 기재 과정을 말하는 과정에서 “학교 진학을 위해 쓴 것도 아닌데”, “그것도 죄라면 죄”, “믿거나 말거나 기억나지 않는다”며 여론과 동떨어진 말로 비판을 샀다. 한 재선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렇게 커질 일도 아니었는데 배우자가 선대위와 무관하게 혼자 대응하면서 문제가 커졌다”며 “윤 후보도 당당하다고 윽박지를 게 아니라 역풍이 불지 않도록 당 차원의 수습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티비에스>(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캠프에서도 (김건희씨가) 인터뷰한 걸 몰랐다. 곧바로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김씨를) 지금부터 선대위 관할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도 이날 본부장급 회의를 열어 ‘배우자 관리’ 방안과 등판 시점 등을 논의하고, 총괄상황본부는 김씨 허위 경력 논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선대위는 아울러 배우자 보좌팀 구성 등을 검토 중이다.

당내에서는 현실화한 ‘김건희 리스크’에 여론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긴장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윤석열 후보가 과거 검찰총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와 딸 등 가족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를 지휘했고, 국민의힘 역시 공격의 선봉에 섰던 탓에 우려가 적지 않다. 한 수도권 의원은 “우리가 조국 전 장관을 거세게 비판했던 만큼,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피하려면 안이하게 대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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