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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여, 지지층 의식 속도전…야, 대안없이 시간끌기

등록 2021-08-19 22:21수정 2021-08-20 02:40

여·야 꼼수와 숙의없이 법제화 문턱
국민의힘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반대하고 있다. 언론사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이날 회의에서 여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반대하고 있다. 언론사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이날 회의에서 여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연합뉴스

언론사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규정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은 언론·시민단체의 우려와 반대에도 강행 처리 수순을 밟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의 ‘강성 지지자 눈치 보기’와 국민의힘의 ‘시간 끌기’ 탓에 심도 있는 논의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개혁은 검찰개혁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이 대표적으로 주장하는 개혁 과제였다. 4월 재보궐선거 뒤에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에서도 주요 화두였고 송영길 대표 취임 뒤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지난 6월24일 김용민 최고위원이 언론중재법을 발의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언론중재법 개정을 앞세운 언론개혁이 이른바 ‘조국 사태’를 환기시킬 수 있는 검찰개혁보다 우선순위로 꼽힌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원내 지도부가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야단맞고 있다. 언론개혁 안 하면 지지자들이 가만 안 놔둘 것”이라고 했다. 소관 상임위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이 9월 정기국회부터 야당 몫으로 넘어가는 것도 여당이 ‘속도전’에 나선 배경이다. 여야 합의에 따라 문체위원장은 도종환 민주당 의원에서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으로 교체된다. 민주당 쪽에선 법안 처리를 서두르기 위해 애초 법안을 대폭 수정했다고 설명한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당내에서 차 떼고 포 뗀 언론중재법을 왜 이렇게 통과시켜야 하느냐는 얘기도 나왔지만 화살은 시위를 떠나버렸다. 이젠 어떻게든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표현의 자유 위축’이라는 명분을 들어 언론중재법 개정을 반대하고 있지만 그간의 태도는 ‘합리적인 법안 조정’이 아닌 ‘시간 끌기’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언론중재법은 지난해 6월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처음 발의했으나 국민의힘이 문체위 법안심사소위원장을 맡았던 시기에는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 올해 6월 소위원장이 민주당으로 넘어온 뒤에야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법안심사소위에서 민주당의 개정안이 통과된 뒤 대안을 달라는 민주당의 요청에도 국민의힘은 응하지 않았다. 지난 17일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문체위 간사인 이달곤 의원은 “대안은 써져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머릿속에 있다”며 “3일의 여유를 주면 완벽한 수정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문체위원장이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바뀌면 민주당이 언론중재법을 쉽게 처리할 수 없을 것이라는 계산에서 나온 전략이었다.

반드시 통과시키려는 여당과 무조건 막으려는 야당의 대립 속에서 언론중재법은 결과적으로 충분한 숙의를 거치지 못하고 법제화 직전까지 이르렀다. 문체위 소속인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7일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지금 쟁점이 되고 있는 여러 규정들은 올해 7월27일 소위에서 처음 심사가 됐다”며 “중요한 법안 내용이 논의된 지 한달이 채 안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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