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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김무성의 ‘제2의 무대’…킹메이커 시동 거나

등록 2020-05-14 05:00수정 2020-05-14 11:45

정치BAR_김미나의 정치적 참견시점

이달말 24년 의원 생활 마무리
형제복지원 중재자로 나서
“우짜겄노, 돌파구를 찾아야지”

극우 유튜버와의 전쟁선포에
보수 재건·킹메이커 도전장
막후 해결사 역할 해낼지 주목
미래통합당 김무성·이채익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지난 7일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 규명 등을 위한 과거사법 처리를 요구하며 국회 의원회관에서 고공 농성중인 최승우씨의 안전한 복귀를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무성·이채익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지난 7일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 규명 등을 위한 과거사법 처리를 요구하며 국회 의원회관에서 고공 농성중인 최승우씨의 안전한 복귀를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가 책임져야지 우짜겄노. 중재를 해갖고 돌파구를 찾아야지. 이번에 꼭 할 기다.”

지난 12일 전화 걸었을 때 그는 “보좌진들하고 이별여행 중”이라고 했다. 자신이 중재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법) 개정이 다시 암초에 부딪쳤다는 귀띔에 “걱정 말그라, 올라가는 대로 해결하겠다”며 기자를 오히려 안심시켰다. 특유의 배짱 두둑한 목소리였다. 20대 국회를 끝으로 제도 정치권을 떠나는 김무성 미래통합당 의원이다.

지난해 일찌감치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같은 당 후보들을 막후 지원해온 그는 최근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의 숙원인 과거사법 개정 문제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여야의 협의를 중재하면서 ‘무대’(무성 대장)라는 별명도 다시금 소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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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순간에 등장하는 ‘김무성 스타일’

지난 7일 부산 형제복지원 피해자 최승우씨와 ‘창문 면담’을 하는 김 의원의 모습이 다수 언론에 보도되며 관심을 끌었다. 과거사법 통과를 촉구하며 국회 의원회관 현관 지붕 위에서 사흘째 고공농성을 벌이던 최씨는 “20대 국회에서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 필요하면 각서까지 쓰겠다”는 김 의원의 말을 믿고 농성을 풀었다. 김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를 떠나는 사람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행정안전위원회 홍익표 민주당, 이채익 통합당 간사에게 “나는 떠나는 사람이고 두 분 다 3선이 됐는데 협치가 중요하단 걸 알 것”이라며 법안 처리를 당부했다.

김 의원이 해결사를 자처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이던 그는 2013년 박기춘 민주당 의원과 막후 협상을 통해 22일간 이어진 철도노조 파업의 종료를 이끌어냈다. 당과 청와대를 부지런히 오가며 노사의 이견을 좁히고 극적인 타협을 끌어내는 중재자 구실을 톡톡히 한 것이다.

결정적 순간에 등장해 존재감을 발휘하는 ‘김무성 스타일’은 목표지향적 성향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심이 서면 계산하기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밀어붙이는 추진력으로 성과를 만들어낸다는 이야기다. 김 의원의 특보를 지낸 박경훈씨는 책 <김무성의 비상>에서 “협상과 타협은 김대중 전 대통령(DJ), 결단과 실천은 김영삼 전 대통령(YS)에 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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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메이커 도전장…“보수 유튜버와 싸우겠다”

김 의원이 최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한 발언도 널리 회자된다. 그는 지난 10일 공개된 영상에서 “아스팔트 태극기 부대가 엄청나게 큰 사이즈인 줄 알았는데 투표해보니까 아니라는 게 증명이 돼버렸다. 극우 유튜버들이 기고만장해져서 가능성 있는 우파 사람들을 비판해서 다 죽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결국 걔네들은 다 돈 벌어먹는 놈들이다. 자기들 조회수 올려서 돈 벌어먹기 위해 자극적인 말을 쏟아낸다”며 “지금까진 참았는데 앞으론 싸우려고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오는 30일 여의도 생활을 접는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에 들어온 지 24년 만이다. 김 의원은 전·현직 의원들을 규합해 보수 재건 운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한다. 서울 마포에 사무실까지 물색해뒀다. 인생 2막에 들어선 김 의원의 미래를 두고, 그의 보좌관을 지낸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말했다. “자신은 ‘킹’이 될 수 없다는 것, 대권 도전은 자기 능력을 벗어난 일이라는 걸 잘 안다. 그는 보수의 ‘킹메이커’가 되고 싶은 것이고, 그럴 능력이 충분하다.”

김미나 장나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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