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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비대위’와 ‘홍준표 복당’의 상관관계

등록 2020-05-13 04:59수정 2020-05-13 11:12

정치BAR_김미나의 정치적 참견시점

21대 개원 전 무소속 4인방 복당 가능할까
‘김종인 비대위’ 구성·복당 시기 놓고 갑론을박
미래한국당과의 합당 이슈도 변수로 작용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3월 국회에서 비상경제대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3월 국회에서 비상경제대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20대 총선 다음날이던 2016년 4월14일,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긴급회의를 열고 “20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새누리당 출신 인사들의 복당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태호 당시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차기 정권 재창출을 위해 개혁적 보수 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분에게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데 합의했다”며 20대 원 구성에 보수 진영 전체의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는 30일,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야는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원 구성 협상에 들어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총선을 치른 지 한 달이 다 돼가도록 보수 진영 무소속 거물 4인방의 ‘복당 타임라인’은 멈춰있습니다. 4선에 성공한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은 일찌감치 복당 신청을 한 상태지만, 통합당 쪽이 신임 지도부 구성 뒤 결정할 문제라며 시간을 끌고 있습니다. 홍준표(5선·대구 수성을)·윤상현(4선·인천 동구미추홀을)·김태호(3선·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당선자는 시기와 상황을 좀 더 보겠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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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승인됐던 20대
복당, 이번엔 한 달 넘게 깜깜무소식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결정은 왜 늦어지고 있을까요. 선거 참패 뒤 이들의 복당을 결정할 지도부가 와해했다는 게 표면적 이유입니다. 이런 가운데 통합당 내부에선 이들의 복당 여부를 두고 입장이 엇갈립니다. “당연히 돌아와야 한다”, “공천에 불복해 당을 뛰쳐나간 사람들을 왜 받아줘야 하느냐”는 주장이 이곳저곳에서 표출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통합당 신임 원내대표단이 꾸려지면서 이들의 복당은 조만간 이뤄질 것이란 예측이 나옵니다.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선거 전 토론회에서 “개인적으로 (무소속 당선자들의) 빠른 복당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 복당을 막아야 한다는 선택지는 없고 ‘순차’냐 ‘일괄’이냐, ‘시기는 언제냐’ 정도의 논란이 있다”며 “(무소속 당선자들은) 다 우리 당에서 잔뼈가 굵었던 분들이고 우리 당을 자신들 당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라 복당하는 것이 맞는다”고 입장을 내놨습니다. 그도 4년 전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내 공천에서 배제되자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당선돼 당에 복귀한 전력이 있습니다. 김태호 최고위원의 복당 허용 발표에 따라 복귀한 당사자가 그였습니다. 4년 만에 ‘공수’ 자리를 바꾼 모습입니다.

4·15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20일 대구시 수성구 선거사무소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4·15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20일 대구시 수성구 선거사무소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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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비대위’ 반대 선봉엔 홍준표…왜?

그런데 이번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절차엔 더 큰 산이 하나 더 남아있습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사안과 맞물려 있는 건데요.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가장 강력하게 반기를 드는 사람이 누군지를 보면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과 김종인 비대위 구성의 상관관계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통합당 관계자는 “김종인 비대위가 구성되면 이들의 복당은 물건너 가거나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래서인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근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향해 거센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그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종인 비대위에 미련을 갖는다는 것은 당을 더욱더 수렁에 빠지게 하는 것”, “가까스로 출범한 주호영 체제를 또다시 논란의 중심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고 반발하며 주호영 신임 통합당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중심이 된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자고 제안했습니다. 지난 9일에도 “김종인씨는 문재인을 폄하 하면서 절대 대통령 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하였고 민주당을 탈당하기까지 했지만, 문재인 후보는 대통령이 되었다. 그때 그는 이미 정치적 판단에 개인감정이 이입되면서 오판하는 바람에 정치 설계사로서 그의 수명은 그때 다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비대위원장 내정자 신분’ 상태인 김 전 위원장은 원칙적으로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특히 홍 전 대표에 대해서는 “복당 불가” 입장을 사석에서 여러 차례 내놨다고 전해집니다. 김 위원장이 ‘전권’ 비대위를 갖는다면, 가장 안타까워할 사람은 홍 전 대표일지도 모릅니다. 2022년 대선 출마를 바라보고 있는 홍 전 대표 입장에서는 얼른 당에 복귀해 지지기반을 세우고 올해 말부터 시작될 대선 국면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죠.

공교롭게도 복당 대상자들은 모두 3선 이상의 중진, 당 대표급 중진 인사입니다. 어떤 비대위가 구성되는지에 따라 이들의 당내 입지가 좌우될 수 있습니다. 당의 리더격인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전권 비대위’가 아닌 ‘관리형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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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복당-한국당과의 합당 ‘원샷’ 시나리오도 솔솔

무소속 당선자의 복당과 함께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이야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미래한국당과의 합당입니다. 당 안팎에선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과 미래한국당과의 합당을 하나의 이벤트로 놓고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지난 2월 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전진당·재야세력이 모두 뭉친 ‘미래통합당 창당’에 버금가는 ‘제2의 통합 이벤트’를 꾸며보자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흘러나옵니다.

“반드시 통합하겠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는 미래한국당의 속내는 무엇일까요? 원유철 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새롭게 선출된 주호영 원내대표와 소통하면서 합당의 방식이나 시기나 절차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원 대표와 주 원내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회동하고 본격적인 합당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인데요. 곧 전직이 될 20대 국회의원 20명, 21대 초·재선 비례의원 19명 등 한국당 내부에서도 향후 진로를 놓고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기에, 통합을 두고 계속해서 잡음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당명·통합시기·지도체제·역할 등 여러 사안이 엉켜 통합이 가시화가 될 때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통합당의 한 3선 의원은 “한국당 내에는 통합하더라도 어떻게든 주요 보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어 논의가 진척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다”고 말했습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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