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BAR_김미나의 정치적 참견시점
계속되는 ‘검은 세력’ 공방
당권파-비당권파 대리전 번져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 “유승민, 뒤에서 조종 말고 나와야”
바른정당계 혁신위원 “검은 세력은 주대환”
또 하나의 뇌관은 윤리위
계속되는 ‘검은 세력’ 공방
당권파-비당권파 대리전 번져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 “유승민, 뒤에서 조종 말고 나와야”
바른정당계 혁신위원 “검은 세력은 주대환”
또 하나의 뇌관은 윤리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및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회견 형식의 당권파-비당권파 싸움
오후 1시30분, 주 전 위원장이 먼저 정론관 단상에 섰다. 그는 당내 비당권파인 바른정당계 수장 유승민 의원을 언급하며 “뒤에서 조종하지 말고 앞으로 나와 지도자답게 위기의 이 나라를 구할 야당 재건의 길을 밝히기 바란다”고 밝혔다. 주 전 위원장은 지난달 11일 혁신위원장직을 돌연 사퇴하고 침묵하다가 이날 공식 석상에 처음 나왔다. 사퇴 당시 주 전 위원장은 “젊은 혁신위원들을 뒤에서 조종해 당을 깨려는 검은 세력에 크게 분노를 느낀다”고 이유를 댔다. 이날 주 전 위원장은 그 ‘검은 세력’이 유 의원이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그는 “계파의 수장이 가장 강경한 입장이고 직접 개입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지난달 7일 이혜훈 의원이 만든 자리에 절충과 담판의 기대를 갖고 나갔지만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또 “무작정 ‘손학규가 물러나야 한다. 그것이 혁신이다’라고 말하지 말고, 손학규의 노선을 비판하시라고 말씀드리지 않았느냐”며 “그런데 유 의원님은 지도부 교체 이외 다른 혁신안들은 모두 사소하고 가치 없는 것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주 전 위원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야당은 혁신과 통합이 필요하지 않으냐. (유 의원이) 그러한 혁신과 통합의 지도자라면 그런 구상을 떳떳하게 밝히고 당원들을 설득하는 게 맞는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권파의 주장과 일맥상통했다. 기자회견을 자처한 이유로는 “제 심경을 말씀드리고 싶었다”, “어떤 미안함과 감사함을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손 대표와의 교감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한 시간이 지난 오후 2시30분 이기인 혁신위원이 정론관을 찾았다. 현재 혁신위에 남아있는 위원들은 모두 바른정당계로 분류된다. 이 위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를 회유하고 종용한 ‘검은 세력’은 바로 주 전 위원장 자신”이라며 혁신위 활동 당시 주 전 위원장이 권성주 혁신위원과 만나 언급한 내용을 공개했다. 혁신위원은 주 위원장이 권 위원을 향해 ‘나는 지금 손 대표의 뒤통수를 치는 것이다’, ‘명분 있는 퇴로를 만들어 쫓아내야 한다’, ‘늙은 호랑이가 덫에 걸려 울부짖고 있다. 풀어줘야 한다’는 등의 말을 했다며 16분43초짜리 녹취 파일도 공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당권파 ‘지도부 공개검증’에 맞선 당권파의 ‘윤리위 회의’?
바른미래당 혁신위의 임기는 오는 15일까지다. 주 위원장 사퇴 이후 조용술·김소연·김지환 혁신위원도 사퇴 의사를 표명하면서, 당초 혁신위 9명의 구성원 중 5명만 남아있다. 남은 혁신위원들은 오는 5일부터 ‘지도부 공개검증’ 절차를 밟겠다며 손 대표 쪽에 초청 공문을 발송했으나 이렇다 할 답을 얻지 못했다고 한다. 손 대표 쪽은 혁신위의 활동이 ‘당권 싸움’이라며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이런 가운데 비당권파 지도부 소속 오신환 원내대표와 권은희 최고위원인 5일 오후 공개검증을 받기로 했다. 또 하나의 뇌관은 윤리위원회다. 손 대표는 지난달 31일 비당권파 최고위원이 모두 불참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윤리위원 9명 중 3명을 새롭게 임명했다. 현재 윤리위원회에는 ‘혁신위의 혁신안을 최고위에 상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손 대표와 임 사무총장이, ‘혁신위 운영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유승민·이혜훈 의원이 회부돼 있다. 당내 인사에게 막말했다는 이유로 하태경·이준석 최고위원, 이찬열 의원도 윤리위에 회부된 상태다. 오는 6일 상견례가 예정된 윤리위가 ‘무더기 회부’된 당내 인사들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관심사다. 만약 당권파, 비당권파 한쪽에게만 유리한 ‘징계전’ 양상을 띠게 된다면, 바른미래당의 내홍은 또다시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 정치BAR 페이스북 바로가기 www.facebook.com/polibar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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