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흥시의원 비례대표로 출마한 정유진 정의당 후보(오른쪽)가 배곧신도시에서 시흥시 라 선거구에 출마한 정도영 후보 운동원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 정유진 후보 제공
“사실 제가 직장을 병행하고 있어서… 지금 평촌에서 수업중이에요.”
경기 시흥시의원 정의당 비례대표로 출마한 정유진(43) 후보에게 “가능한 시각 알려주시면 전화 드리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넣으며 인터뷰를 요청하니 이런 답문자가 돌아왔다. 학원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그는 고등학생 딸과 중학생 아들을 둔 워킹맘이다. 지난해 대선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발표한 1호 공약 ‘슈퍼우먼 방지법’을 접하고 ‘심쿵유세단’ 활동을 자원했다. “삶이 너무 고단했”던 그에게 슈퍼우먼방지법은 “새로운 희망이었고 위로”였다.
“아이를 낳고 한 달 쉬는 동안에도 다시 학원에 복귀하지 못할까봐 겁이 났어요. 학원은 선생님을 기다려주는 시스템이 없어요. 출산은 퇴직이고 아이엄마로서 나름 책임감은 인정 받지만 아이 핑계로 학원에 출근을 못하면 대신할 선생님이 없어서 그런 부분도 있지요.”
정 후보는 “내 귀한 딸이 모유가 흐르는데 젖 짜낼 공간도 확보되지 않은 곳에서 일하지 않게, 육아휴직도 당당히 받고 경력단절도 안 되게 세상을 바꿔주고 싶어서” 출마를 결심했다. 소수정당 후보로서 선거 과정에서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했던 남편과 시누이 4명도 이젠 든든한 지원군이다.
정 후보는 당선되면 발의할 1호 조례(가족친화 사회환경 조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도 준비해놨다.△육아·돌봄을 위한 직장문화 개선과 유연근무제도 확대 △중소기업 대체인력 수요 파악 뒤 맞춤교육 및 적시 충원 등을 담았다. “직장 내 여성안전(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 강화와 성별임금격차 축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지난 1일 저녁 8시10분 그에게서 카카오톡 메시지가 다시 왔다. “이제 학원 끝나고 유세하러 갑니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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