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수학교과서, 재고도서….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9일 공개한 국회의원 재산등록 사항 공개목록에는 정치인의 출신이력을 보여주는 이색재산이 눈에 띈다.
8억6300만원의 재산을 신고한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의 재산목록에는 ‘한우’가 있다. 배우자 명의로 2억4700만원을 신고했다. 지난해 한우 개체수가 줄어 2700만원이 감소한 액수다. 김 의원은 서울대 운동권 출신으로 고향인 경북 의성에서 25년간 사과 농사를 짓고 한우를 키웠다.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 출신인 박경미 의원(25억8800만원 신고)은 지난해 수학 관련 저작재산권 수입만 7200여만원을 신고했다. <박경미의 수학N>, <박경미의 수학콘서트 플러스>로 2848만원, 중·고교 수학교과서 등으로 2302만원, <수학 비타민 플러스>로 1674만원을 벌었다.
군사·안보 전문가인 김종대 정의당 의원(6억7800만원 신고)은 저작재산권으로 <안보전쟁>, <시크릿파일 위기의 장군들>, <시크릿파일 서해전쟁> 등 3권을 신고했다. 인세수입은 92만원이었다. 성균관대 행정대학원장 출신인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10억6000만원 신고)은 <한국행정학>(4판)으로 2000만원의 소득을 신고했다.
다수의 여야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북콘서트를 열어 자신의 책을 팔았지만 저작재산권에 이를 올린 사람은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5억6200만원)이 유일했다. 그는 자신의 책 <그리운 미래> 소득금액이 50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프로 바둑기사 시절 담배를 하루 3갑 이상씩 피웠던 ‘골초 국수’ 조훈현 자유한국당 의원(24억3500만원 신고)은 진작에 금연을 했지만, 비상장 담배회사 주식 15만주를 가지고 있다고 신고했다. 2015년 출간 당시 화제를 모았던 조 의원의 책 <고수의 생각법>은 저작재산권이 소멸됐다고 신고했다.
1980년대 도서출판 이삭·산하 대표를 지낸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26억8100만원 신고)은 배우자 명의로 재고도서 6억1600여만원어치를 신고했다.
광고 전문가로 한국나전칠기박물관 관장을 지낸 손혜원 의원(53억4800만원 신고)은 신고 재산의 절반이 넘는 28억1800만원어치의 골동품을 신고했다. 조선시대 만들어진 1억5000만원짜리 칠기농 등 칠기 129점, 달항아리 등 도자기 7점, 가구 3점 등 139점이다. 또 본인 소유의 롤렉스(2개)·불가리(1개) 등 시계 3개(7100만원)도 신고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관을 지낸 김경수 민주당 의원(5억3900만원 신고)은 ‘농업회사법인 봉하마을’ 주식 1529주(1천만원)를 신고했다. 집단소송법안 등을 발의했던 박주민 민주당 의원(8억4900만원 신고)은 에스케이텔레콤 주식 1주와 케이비국민은행 주식 2주를 신고했다. 지난해보다 주가가 8만4천원 오른 39만3천원어치다. 한국노총 출신인 한정애 민주당 의원(8억1000만원 신고)은 노동전문일간지인 매일노동뉴스 주식 600주(300만원)를 신고했다. ‘박정어학원’으로 유명한 박정 민주당 의원(26억5100만원 신고)은 본인과 배우자의 박정어학원 주식 3만8332주 등을 신고했다.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30억9600만원 신고)은 제이티비시(jtbc)를 계열사로 둔 중앙일보 회사채 14만9328주(1억4999만원)를 신고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베엠베(BMW) 전동바이크(630만원)를 새로 구입했다.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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