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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군 출신도 꺼리는 국방위, 왜 인기 없는 상임위가 됐을까요

등록 2020-05-27 04:59수정 2020-05-27 10:36

정치BAR_민주당·통합당 지원자 각각 1명뿐
지역구 관리에 도움 안돼 기피

“국방 이슈 터지면 언론 집중조명”
일부 경험자는 전문성 들어 예찬론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왼쪽 세번째)이 지난해 5월10일 국회 국방위원장실에서 지난 9일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 관련 보고를 위해 방문한 정석환 국방부 정책실장(왼쪽 두번째) 등 국방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왼쪽 세번째)이 지난해 5월10일 국회 국방위원장실에서 지난 9일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 관련 보고를 위해 방문한 정석환 국방부 정책실장(왼쪽 두번째) 등 국방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의원들은 전반기 2년 동안 활동할 상임위원회를 고르느라 분주합니다.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고 지역 현안 해결에 용이한 상임위라면 금상첨화입니다. 그러다 보니 인기 상임위와 비인기 상임위가 극명하게 갈리곤 합니다. 이번에도 가장 인기 없는 상임위는 국방위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나 미래통합당이나 지원자가 각각 1명뿐이었다고 합니다. 국방위는 왜 이렇게 인기가 없을까요? ‘매력’이라 할 만한 게 말 그대로 ‘1도’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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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정당’ 통합당, 국방위 지원자 딱 한명

의원들이 국방위를 꺼리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핵심은 지역구 관리에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이 꼽힙니다. 그래서 국방위에는 지역구 관리 필요성이 적은 중진 의원이나, 비례대표 의원들이 주로 배정됩니다. 국방위 경험이 있는 한 여당 의원은 “국방위에서는 지역구에 가져갈 예산이 없다. 군부대 옮기는 것 정도가 지역구와 관련 있는데, 그것도 정부 예산과 얽혀 있는 문제라 국방부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국방위 소속 통합당 의원도 “지역구에 정말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의정보고서에 한 줄도 넣을 내용이 없다”고 푸념했습니다.

전문성도 필요해 문외한이 도전하기엔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해군 용어를 공군이 모르고, 공군 용어를 육군이 모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방 용어는 난도가 높습니다. 이 때문에 제대로 감시는 못 하고 군인들에게 휘둘릴 위험이 적지 않습니다. 한 통합당 의원은 “일은 많은데 정보는 군사 기밀이라며 구하기조차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심지어 군 출신조차 국방위를 꺼립니다. 해군군수사령관 출신인 민주당 윤재갑 의원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지망했습니다. 그는 국방위에 지원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저를 선택해준 지역민들은 거의 농어민이다. 아무리 군 출신이어도 지역민들을 대표해서 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윤 의원은 2지망은 국토교통위, 3지망은 문화체육관광위를 지원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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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 매력적”

경험자들 중에는 국방위 예찬론자도 적지 않습니다. 국방위원장인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대표적입니다. 그는 “초선 의원은 남들이 기피하는 상임위를 가야 스타가 될 수 있다. 인기 상임위에 가면 두각을 드러내기 힘들다”며 국방위를 강력 추천했습니다. ‘유권자 관심이 적은 상임위’라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합니다. 안 의원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국제 문제·남북관계 등에서 현안이 계속 돌아간다. 이 때문에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용이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성을 기르는 데 최적화된 상임위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20대 국회에서 초선 의원으로 국방위 간사를 맡았던 이철희 의원은 “안보·외교·통일 현안을 두루 공부하게 된다. 열심히 공부하면 2년 안에 얼마든지 전문성을 키울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상임위보다는 자료 구하기가 힘들지만 의원이 열심히 하면 못 볼 자료는 없다. 검찰보다는 자료 구하기가 쉽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들은 지역구 예산 확보가 힘들다는 ‘치명적 약점’도 얼마든지 만회할 길이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국방위를 가는 조건으로 예산결산특위나 원내부대표단에 한자리를 요구하면 야박하게 거절할 원내대표는 많지 않다는 겁니다.

김원철 장나래 이지혜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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