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BAR_송경화의 올망졸망
지난해 11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송기석 당시 국민의당 의원이 안철수 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 양 옆으로는 호남 중진 의원들이 앉아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임기 4년 못 채우고 ‘절반 의원’으로 불명예 퇴장
교문위서 제3당 초선 한계 절감, 대표발의 통과 법 1개
안철수 비서실장으로 지지→실망→지지 반복
2년 전 ‘녹색바람’ 국민의당 간판도 교체돼 그는 2016년 1월8일 광주지법에서 퇴임식을 가졌다. 부장판사이던 그의 퇴임사는 이랬다. “법관으로 생활하며 약간의 아쉬움이 남아있었는데 사법 작용을 통한 우리 사회의 변혁에 본질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이제 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 등의 짐을 여러분에게 남기고 정치라는 새로운 길을 걸으며 법관 생활 중 느꼈던 아쉬움을 채울까 한다. …법원을 떠난다는 슬픔도 있지만 새로운 길을 걷는다는 설렘에 심장이 뛰고 있다.” 사실상 출마 선언문이었다. 후배 법관들 앞에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다. 퇴임 당시 그는 이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양 쪽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다고 했다. 호남 공천에서 ‘물갈이’가 화두였던 때였다. 그는 뉴디제이(DJ)의 주요 후보군에 들었다.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그는 상임위를 교육문화체육관광위로 배정받았다. 학교, 문화시설 등 지역구민들과 밀접한 이슈가 많아 의원들 사이 인기인 상임위다. 같은 당 유성엽 의원(3선)이 위원장을 맡아 활동 여건도 괜찮았다. 2016년 교문위는 특히 더 주목받았다. 미르재단을 비롯한 ‘최순실 게이트’ 이슈가 사실상 이 곳 관할이었다. 안민석, 유은혜, 노웅래 등 민주당 의원들은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날고 기었’다. 정유라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 등 굵직한 사안들을 개인플레이와 때론 팀플레이로 주도했다. 이들 사이에서 초선 송 의원의 ‘분량’은 길지 않았다. 그도 최순실씨가 세운 ‘더블루케이’ 회사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연루 의혹을 발굴해 제기하는 등 여러 시도를 했다. 국민의당에선 송 의원 혼자 고군분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민주당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안철수, 이동섭 의원이 함께 교문위에 있었지만 국민의당에선 팀플레이가 보이지 않았다. 교문위원들이 늦은 밤까지 감사를 진행하며 미르재단 의혹을 팔 때 송 의원의 바로 옆자리인 안철수 당시 의원은 홀로 내내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그는 이후 “민주당에 비해 정부로부터 자료를 얻어내기가 너무 힘들었다”며 ‘소수 정당’의 ‘초선 의원’으로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의정활동에서 그는 총 34건의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주로 교육 관련 법안이었다. 그 가운데 오롯이 통과된 법은 총 1개였다. 그가 국회에 들어온 첫해 12월1일 통과된 ‘독서문화진흥법 일부개정안’이었다. “신체적 사유로 독서자료를 이용할 수 없는 ‘독서장애인’을 경제적, 사회적, 지리적 제약 등으로 소외된 ‘독서소외인’으로 재정의하고 그에 대한 독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개정안이었다. 5건은 ‘대안반영폐기’됐다. 다른 유사법이 통과되며 흡수, 폐기된 것이다. 나머지 28건은 상임위에 계류중이다. 결국 ‘절반 임기’ 동안 독서문화진흥법 1건만이 그의 이름표를 달고 남게 됐다.
지난해 8월7일 안철수 당시 전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서울 여의도의 글래드호텔에서 자신의 당 대표 경선 출마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만난 뒤 송기석 당시 국민의당 의원(오른쪽)과 함께 호텔을 나서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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