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중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문병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인 김복동 할머니를 문병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용수·길원옥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8명과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 등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는데, 수술을 앞둔 김복동 할머니가 못온다는 얘기를 듣고 오찬에 앞서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있는 김 할머니를 문병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할머니들께서 그동안 워낙 잘해 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김복동 할머니께서 못 오신다고 해서 이렇게 찾아뵙게 됐다”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김 할머니를 만나 “지난 정부의 합의가 잘못됐고 해결된 것이 아니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과거 정부가 공식적으로 합의한 것도 사실이니 양국관계 속에서 풀어가야 하는데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며 “오늘 할머니들의 말씀을 듣기 위해 청와대에 모셨는데 할머니들께서 건강하셔서 싸워주셔야 한다. 할머니께서 쾌유하셔서 건강해지시고, 후세 교육과 정의와 진실을 위해 함께 해 주시기를 바라는 국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들께서 바라시는 대로 다 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정부가 최선을 다할테니 마음을 편히 가지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김복동 할머니는 “총알이 쏟아지는 곳에서도 살아났는데 이까짓 것을 이기지 못하겠는가. 일본의 위로금을 돌려보내주어야 한다”며 “법적 사죄와 배상을 하면 되는 일이다. 그래야 우리가 일하기 쉽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도 이 복잡한 시기에 어려운 일이고 우리가 정부를 믿고 기다려야 하는데 우리도 나이가 많으니 대통령께서 이 문제가 해결되도록 힘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김복동 할머니에게 손목시계와 김정숙 여사가 준비한 목도리와 장갑을 선물로 건네며 쾌유를 빌었다”고 말했다.
김보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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