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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희정·이재명을 처음 봤다, 그런데…

등록 2017-02-16 14:44수정 2017-02-16 15:10

정치바_대선주자 강연 취재 청춘기자단의 후일담
9일 오후 한겨레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린 정치BAR 청춘기자단 좌담회. 왼쪽부터 김어진, 권진희, 이상원, 다정씨.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9일 오후 한겨레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린 정치BAR 청춘기자단 좌담회. 왼쪽부터 김어진, 권진희, 이상원, 다정씨.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더불어민주당 노원·도봉 5개 지역위원회는 지난 1월11일부터 4주 연속으로 대선주자 초청 강연회를 마련했다. 원래는 5주 기획이었으나 마지막 순서였던 김부겸 의원이 강연이 예정일 전날인 2월7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4회로 축소됐다. 첫번째 강연자였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강연 보름 뒤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주자별 4차례 강연회를 각각 취재했던 정치BAR 청춘기자 4명이 지난 9일 한겨레신문사에 모여 참관 소감을 나눴다. 이들은 대학 학보사나 20대를 타깃으로 하는 언론매체에서 활동하는 기자들이었고 대선주자와의 매칭은 섭외 순에 따라 무작위로 이뤄졌다. 모두 담당 대선주자를 실물로 처음 봤다고 했다. 첫인상, 어떤 느낌이었는지부터 물었다.

김어진(안희정 강연 취재) 핸섬했다. 정치적인 연설, 질문에 따른 답변이 준비된 느낌이었다. 논란이 되거나 갈등 일으킬 수 있는 걸 핸섬한 미소와 동작으로 포장할 수 있는 위험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부분은 말은 천천히 스마트하게 하는데 내용을 들어보면 회피하고 긍정하는 척하면서 사실은 부정하고, 그런 차원에서 위험하다는 느낌.

이상원(이재명 강연 취재) 어떤 면에서 기대도 했지만 긴장된 점도 있었다. 이재명 시장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젊은층 위주로 인기 많지만 장애인 콜택시요금 인상에 항의하며 시청을 찾은 장애인 단체 회원들을 끌어내거나 재개발 관련 주민들과 갈등하는 동영상들을 보면서. 그런 점에서 궁금하기도 하고 두렵다고 해야 하나. 트럼프를 만나러 가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말로써 사람들을 잡아끄는 능력이 있었다. 자기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확실했다. 대학등록금 문제에 “노인빈곤 해결이 중요하다”는 안희정 지사의 답변이 논란이 됐는데 그런 점에서 이재명은 질문해도 회피하지 않고 그 사람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잘 집어내는 것 같았다. 내가 갖고 있던 생각보다 이 사람이 가능성이 있구나 생각했는데 그 뒤로 지지율 떨어지는 모습 보면서 쉽게 되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정(문재인 강연 취재) 솔직히 문재인 강연을 제대로 못 봤다. 강연 시작 10분 전에 들어갔는데 사람이 진짜 많았다. 강당에 다 못 들어가서 강당 밖에서 TV로 보시는 분들도 많았다. 제 주변에 문재인 지지자가 없어서 잘 몰랐는데 ‘대세가 문재인이란 게 이런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나오셨을 때 되게 자신감이 넘친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사진과 똑같이 생겼는데 잘 생기셨고 되게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는 인상이었다. 팬 미팅 기분이어서 팬들을 관리하는 내용이 전부였던 것 같다. “당원이 나를 지지해주면 정권교체 할 수 있다” 당원 관리하는 내용. 당원이 아닌 입장에선 아쉬웠다.

김어진씨.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김어진씨.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김어진 더민주 내부 행사여서 그럴 수밖에 없었던 거 같다. 듣고 싶은 내용이 정해져 있었던 것 같았다. 앞자리에서 함성 나오고.

권진희(박원순 강연 취재) 처음 봤을 때 TV에서 본 느낌과 똑같았다. 온화한 아저씨 느낌. 그런데 그 자리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때리는데 어색함이 느껴졌다. 강연 내용 자체도 내용이 추상적이어서 실망했다. 대선후보면 어느 정도는 공약들이 갖춰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구체성이 좀 떨어졌다.

각각의 강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었다면?

권진희 청소 노동자 분들이 손팻말을 들며 박원순을 지지하더라. ‘노동자 대통령, 박원순’.

이상원씨.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이상원씨.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이상원 방송국에서 카메라가 많이 왔다. 10대 정도 서 있었고 스마트폰으로 생중계하는 분들 많았다. 페북 라이브로 반응이 뜨는데 몇백명이 방송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저도 언론사 지망생인데 언론 지형이 많이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송을 통해서 이재명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도 있겠지만 페북 라이브나 이런 수단을 통해서 강연을 접하는 변화. 2012년에 민주당 경선 때 대학생위원회에서 대선후보 초청해서 강연회 한 적 있는데 그때는 조용히 강연 듣고 캠코더 1대가 기록용으로 찍는 정도였다.

다정 문재인 전 대표가 두 문장 말하고 “맞습니까” 그러면 환호하고, “문재인 지지할 수 있습니까” 그러면 화답하고. 그것밖에 생각이 안 난다. 기사에서 팬클럽 같았다는 표현을 썼는데 더불어민주당의 아이돌은 안희정이고 문재인은 교주 느낌.

김어진 강연 있었던 그 날 노원구청 앞에서 스피커 틀어놓고 “재개발 철거 반대한다”며 시위하는 분들 있었다. 그날 강연이 저녁 7시였는데 2시간30분 일찍 갔다. 그런데 밖이 시끄러워 나가보니까 “재개발 철거 반대한다”며 스피커 틀어놓고 시위하는 분들 있었다. 분위기 험악했다. 하나둘씩 당원들 들어오고 아는 사람들끼리 인사하고…. 노원구청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은 행사 중이었고 철거 반대 시위하는 분들이 스피커 틀어놓고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시위 하고 있는 풍경이었다. 전혀 다른 세상이 안 만나고 있다는 느낌. 안 지사에게 ‘사드 배치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 나왔는데 안 지사는 “고고도방어체계는 미군이 자기방어를 위해 돕는 것이기 때문에”라며 굉장히 유보적으로 말을 돌리는 대답을 했다. 관련 질문이 계속 나왔는데 듣는 사람들도 굉장히 답답해하는 것 같았다. 어떤 세상이 있고 다른 세상이 있는데 안 만나고 있다는 느낌. 당원들도 서로 동의하고 싶을 텐데 사드 문제를 두고는 10~15분 정도 빙빙 돌았다. 시간이 지루하고 아까웠다.

강연과 질의·응답까지 주어진 시간은 55분이었다. 청춘기자단은 공통으로 질문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걸 아쉬워했다. 그날 기회가 있었다면 어떤 질문을 하고 싶었냐고 물었다.

권진희 2012년 대선 때 고2였다. 박근혜 대통령도 후보 시절 “낙하산 인사는 없다, 부정부패 척결하겠다”고 했다. 대선후보들이 다 그렇게 말하는 데 하나같이 실패했다. 박 시장도 “낙하산 인사는 없고 부정부패 없고 검찰개혁 한다”고 했는데 과연 이전과 달리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이건 꼭 약속해줄 수 있는지 묻고 싶었다.

김어진 안 지사에게 “본인이 잘생겼다는 평가를 듣는 걸 알고 있느냐”고 묻고 싶었다. 픽 웃으며 “압니다”라고 하면 그건 최악의 답변이고. 이분에게 외부의 표가 들어오는 요인 중 하나로 깔끔하고 매너 있다는 건데, 정치인으로서 호감 사는 부분이 있지만 속의 내용도 괜찮은 건지 그 질문을 통해 알아보고 싶었다.

이상원 이 시장에게 본인의 지지율이 정체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묻고 싶었다. 이재명 시장은 촛불 때 확 떴는데 두 달도 안 돼서 지지율이 정체되고 꺼진 상태다. 자신의 강점이 뭔지는 아는 것 같은데 왜 지지를 거두고 있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었는데 ‘손가락혁명군’ 분들이 많아서 여쭤보지 않았다. (웃음)

다정씨.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다정씨.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다정 문 전 대표에게 안보정책 관련 질문을 하고 싶었다. 그날 질문 중에 “문재인을 빨갱이라고 하는 사람에게 뭐라고 말하고 싶냐”는 게 있었다. “특전사 나왔고 어떤 직책 맡았고” 이런 식으로 ‘군부심’을 보이는 게 살짝 불편했다. 정확하게 안보정책에 대한 비전이 어떻게 있는지 잘 모르겠다. 사드에 대한 입장도 계속 바꾸고 그래서.

대선주자들의 강연 효과는 어땠을까. 현장에서 만난 청춘 기자들은 대선주자들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상원 이 시장은 TV에서 본 모습과 다르게 사람을 끄는 매력이 느껴지고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잡아끄는데 그게 어디로 갈지 모른다는. 우리 편의 트럼프 같은 느낌. “공무원 5급 공채 시험이 없어지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사시 폐지도 반대한다. 계층 이동 사다리를 없애야 하느냐”고 답했다. 거기에 쌓여있는 깊은 논리나 문제들, 법관 임용 문제 이런 논의를 무시하고 그런 답변을 해준 것 같았다.

김어진 안 지사를 보면서, 기존의 생각이 바뀌었다기보단 ‘이래서 정치인을 하는 거구나’ 이해할 수 있게 된 시간이었다. 누군가를 지지한다면 이런 이유로 지지하겠구나 이해할 수 있게 된 시간. 이 사람은 이런 식으로 읽으면 되겠구나 하는.

권진희 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팬이라서 고척돔 사용 관련된 마찰 때문에 박 시장한테 안 좋은 느낌을 갖고 있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문재인 때리기는 아무래도 어색했다.

다정 문재인 전 대표는 신념에 따라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여론에 편승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자기가 먼저 치고 나가는 게 아니라 박근혜 정부에 대한 여론이 생기면 거기에 편승해서 지지율을 올리는. 박근혜 정부가 사드 밀고 나갈 때는 반대했다가 말을 바꾼 거잖아. 촛불민심을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하는데 지금의 흐름에 편승하겠다는 것 아니었을까. 본인이 주도한 혁명이 아닌데 왜 자신이 그것을 대변할 사람이라고 주장하는지… 촛불민심은 정권교체로 끝나야 한다, 정권교체를 잘할 사람은 바로 나라는 주장이었는데 지금의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서 자신의 입지를 세우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모두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을 처음으로 만났다. 추가로 만나고 싶은 대선주자가 누구인지 물었다.

김어진 이제 대선주자는 아니지만 반기문의 근황이 궁금하다. 한 달 정도 지나면 제정신 돌아와서 중요한 말들을 하지 않을까. 그동안 머리가 뜨거웠을 텐데 혼란이 가라앉으면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는지 ‘케이스 스터디’ 차원에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불출마했다고 그냥 갈 게 아니라.

다정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만나보고 싶다. 국회 의석을 확보한 진보정당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나오신 분이어서 궁금하다.

이상원 안철수. 처음 정치 입문할 때는 제3지대 후보로 나왔다가 문재인으로 단일화. 민주당에 들어왔다가 나와서 지금은 국민의당의 대선후보다. 그분 나름대로 소신 있는 정치 행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시류에 편승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인기 있다가 지금은 밀려났는데 대선 후보도 했고 정치경력도 어느 정도 있고 정치신인으로서 인기도 얻었는데 다 경험해본 입장에서 지금 대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권진희씨.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권진희씨.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권진희 유승민. 지금의 조기대선 국면은 박근혜·최순실의 국정 파탄에 따른 것이다. 진짜 최순실을 몰랐는지, 거기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졌는지 묻고 싶다. 국정 파탄의 책임을 진다면 이번 대선에 출마하는 건 모순 아닌가.

대선주자 강연 취재 감상은 여기까지였다. 인상비평일 수 있지만 대선주자를 실물로 처음 본 젊은 유권자들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전달했다. 추가로 대선 얘기를 나눴다.

주변에서 친구들이 대선 얘기를 많이 하는지?

권진희 아직까지는 박근혜 싫다, 시위 같이 가자는 정도. 박근혜 쪽 사람들은 찍으면 안 된다는 정도다.

김어진 페북 피드 보면 정치 얘기 많고 대선주자 얘기도 많이 늘었다. 관심은 있는데 뭔가 적극적으로 자주적으로 얘기하고 그런 건 아니다. 관망 분위기.

이상원 제 주변에는 두 가지 집단이 있다. 정치에 관심 많던 친구들은 계속 얘기하고. 평소에 정치 얘기 안하던 친구들이 박근혜-최순실 사건 이후로 굉장히 얘기를 많이 한다. 국민연금이 삼성전자 합병에 동원된 것에 분노하면서 “내가 국민연금을 얼마나 많이 내는데 그게 이재용 호주머니로 들어갔다, 삼성 핸드폰 절대 사지 마라”는. ‘썰전’ 계속 보고 있다는 친구도 있고. 정치에 대한 관심은 많이 생긴 거 같다.

다정 친구들과 많이 얘기는 안 해봤다. 관심이 없어서 그런 얘기가 안 나오는 게 아니라 이야기할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일종의 유희거리로 소비되기도 한다. 특정 정치인의 행보를 놀리거나. 이번 대선 결과가 어떻게 될지 불안해하는 마음은 많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젊은층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청년들을 찡찡대는 애들로 보지 마라”, “위에서 내려다보지 말고 시선을 맞추라”는 묵직한 답변들이 돌아왔다.

다정 생각보다 청년들은 합리적이다. 대선 주자들은 청년들을 찡찡대는 대상, 애들로 바라보며 뭔가 구색 좋은 시혜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다. 말로만 “일자리 늘리겠다”가 과연 먹힐까.

김어진 청년들은 차갑다. 냉정하게 보고 있다. 정권교체는 될 텐데 그러면 20대의 허덕이는 삶이 갑자기 바뀌느냐, 정치효능감을 느낄 수 있겠냐… 외환위기부터 쌓여온 20대가 짊어질 ‘망해버린 세상’이 있는데 그것이 한 번의 정치적 액션, 한 번의 이벤트로 바뀔까. 기대 안 하고 있을 거고. 20대가 어떤 세상을 살고 싶어하냐, 어떤 세상에서 살기 싫어하냐, 이렇게 접근해보면 어떨까. 이렇게 교통비 비싼 나라에서 살고 싶지 않다. 그런 아젠다 하나하나 만든다고 해서 대통령 후보 한 명이 다 바꿀 수 있진 않지만… 단지 공약, 특정 정치 행보로 20대 지지율이 유의미하게 바뀌지는 않는다고 본다.

권진희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걸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다면 표를 많이 얻을 거다. 공정한 경쟁도 중요하다. 더는 정유라 같이 특혜 업고 대학 들어가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상원 지금의 20대는 자라면서 정치가 우리 삶을 긍정적으로 바꾼 경험을 안 해본 세대다. 개인적인 경험인데 2012년에 박근혜와 문재인이 붙었을 때 두 후보 다 복무 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한다고 했다. 그때 입대 전인데 ‘누가 돼도 3개월 줄어들겠네’ 하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그냥 말이나 하고 마는 거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국방부와 보수언론에서 반대하면서 진짜로 안 됐다. 지금 후보들도 좋은 공약 말한다. 공공부문 일자리 80만개 얘기 들으면서 긍정적이지만 실제 할 수 있을까 의심 든다. 기재부에서 예산 때문에 안 된다고 하면 결국 안되는 거 아닌가. 진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그런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청년들 문제에 그다지 관심 없는 것 같다. 안희정 지사가 ‘즉문즉답’에서 대학등록금 문제를 질문받았을 때 “노인빈곤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했다. 그분 말도 틀리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 질문이 아무 생각 없이 나온 게 아니다. 등록금 버느라 학점 제대로 못 얻는 아픔은 측정할 수 없다. 그런데도 안희정이 꼭 그렇게 얘기했어야 했나. 청년들의 관심사와 문제의식이 취업일 수도 있고 불공정함, 부정부패일 수 있고 강남역 사건 등으로 다양한 분노가 잠재돼있다. 젊은 세대들의 분노가 무엇인지 과소평가하지 말고 위에서 내려다보는 게 아니라 같은 시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대통령 후보가 나왔으면 한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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