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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리더십, 상쾌하지 못하다”-“문 ‘때리기’ 말고 ‘보수’ 걱정을”

등록 2017-02-08 06:01수정 2017-02-08 14:47

정치BAR_더정치 공개방송 ‘2017 대선의 해, 정치를 말한다’
6일 저녁 서울 마포구 미디어카페후에서 ‘2017 대선의 해, 정치를 말한다’를 주제로 한겨레티브이(TV) ‘더정치’ 공개방송이 열렸다. 김태규 기자 (왼쪽부터),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제원 바른정당 의원, 성한용 선임기자.  한겨레티브이
6일 저녁 서울 마포구 미디어카페후에서 ‘2017 대선의 해, 정치를 말한다’를 주제로 한겨레티브이(TV) ‘더정치’ 공개방송이 열렸다. 김태규 기자 (왼쪽부터),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제원 바른정당 의원, 성한용 선임기자. 한겨레티브이
나는 정치BAR의 바텐더이며 한겨레TV의 프로그램 ‘더정치’ 진행자다. 2017년 대선의 해를 맞아 ‘공개방송’이라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평론가로 이름을 날린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청문회 스타’ 장제원 바른정당 의원, 성한용 선임기자를 이야기손님으로 섭외했다. 2월6일 서울 홍대입구역 미디어카페후, 공개방송 시각은 저녁 7시. 40분 전 일찌감치 와서 메이크업을 받던 장 의원에게 말을 걸었더니 그는 울상을 지었다. 바른정당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장 의원은 “도대체 왜 이리 안 뜨는지 알 수 없다”며 “살맛이 안 난다”고 했다. 이철희 의원은 방송 시작 10분 전에 도착해 자리에 앉았다. 종편 프로그램에서 자주 마주친 두 사람은 반갑게 악수 나누며 인사했다. 왠지 합이 잘 맞을 것 같았다. 청중들의 힘찬 박수소리와 함께 공개방송은 시작됐다. 장제원 의원은 “지난 주말 부산에서 토크쇼 했는데 홍보 3~4일 했어도 180분이 오셨는데 오늘은 300분이 오셨다”고 말했다. 설 연휴가 겹치고 홍보 시기를 놓쳐 공개방송에 오신 청중은 30분 정도. 장 의원은 “부산은 정말 박수가 뜨거웠는데 오늘은 300분이 오셨는데 박수가 이 정도밖에 안돼서 말 좀 줄이겠다”고 말했다. 장 의원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난 재빨리 박수를 유도했다. 오프닝 때보다 박수소리가 더 커졌다.

박근혜의 추억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박근혜’를 화제로 삼지 않을 수 없었다. 2017년 2월에 농익은 대선 분위기를 만든 사람이 그였으므로. 박근혜에 대한 기억을 물었다. 성한용 선임기자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쓴 칼럼 얘기를 했다.

“박정희 딸이 자기 아버지 덕 봐서 정치하는 건 곤란하다는 내용의 칼럼이었다. ‘독재자의 딸’이라고 제목을 달았다. 1년 지난 뒤에 박근혜 의원과 기자간담회 하는데 다시 인사를 드렸더니 ‘네, 알고 있어요. 저보고 독재자의 딸이라고 하셨죠’라고 했다. 그래서 분위기가 싸해졌다.”

얼마 전까지 박 대통령과 같은 정당이었던 장제원 의원은 18대 국회의원(2008~2012년) 시절 당시 ‘박근혜 전 대표’와 독대한 경험을 소개했다.

“한 진박 의원이 와서 ‘박 전 대표’ 만날 생각 없냐 해서 나갔더니 독대더라. 몇 가지 현안 얘기를 하고 마무리 발언으로 ‘앞으로 잘 되시길 바라겠다’ 하고 나왔다. 친박계 의원 만나서 그 얘길 하니까 그 의원은 ‘야, 너 그런 기회 왜 날리냐’고 하더라.”

그건 친박이 돼라는, 일종의 영입 제안이었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박 전 대표’의 제안에 “대부분 쓰러질“ 정도로 감읍하고 주이야박(낮에는 친이명박, 밤에는 친박근혜)으로 변신한다고 했다. 장 의원은 “사실 만났을 때 한나라당의 가장 강력한 후보여서 아우라가 확실히 있더라”며 “그때 잘 되길 바란다고 하고 나왔던 게 공천 떨어진 원인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19대 부산 사상에서 ‘박근혜 키드’인 손수조씨에게 밀려 공천을 못 받았고 지난해 20대 총선에서도 손씨에게 또 공천에서 밀렸으나 무소속으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문재인의 미래를 묻자 불꽃이 파바박!

박근혜를 향한 안 좋은 추억을 뒤로 하고 미래를 얘기하기 시작했다. 미래의 첫 주제는 ‘문재인 대세론’이었다. 정치평론가이기도 했던 이철희 의원에게 문재인 대세론은 견고한 건지 먼저 물었다. 이 의원은 “1대1이든, 다자구도든 상당한 격차로 이긴다. 대세는 맞다. 초강세라고도 할 수 있다”며 “반기문 드랍으로 정권교체가 기정사실화하고 어떤, 누구에 의한 정권교체냐의 프레임으로 전환이 이뤄져서 더 나이스한 선택을 하려는 흐름이 생겨날 수 있다. 그게 안희정 후보에 대한 열망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성한용 선임기자는 “문재인 대세론을 만들어준 사람이 있다. 박근혜식 표현으로 우주의 기운이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밀어올리고 있다”며 “박근혜 탄핵소추된 이후에 박 대통령은 동정을 받을 수 있는 말이나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극단적인 무리수로 국민들의 엄청난 미움을 사게 됐고 그가 사라지게 할 정권교체의 수단으로 “2012년에 싸웠던 문재인”을 먼저 떠올리고 있다는 얘기였다. 성 선임기자는 “문재인 전 대표가 조심해야 할 지점은 탄핵이 인용돼서 박근혜라는 사람이 눈앞에서 사라졌을 때 ‘대통령 누가 해야 하지, 문재인 괜찮을까’라고 걱정하는 순간이 올 텐데 그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은 문재인 대세론을 인정하면서도 그의 확장성과 리더십을 문제삼았다. “부산에 가면 (문재인) 따라다니며 셀카 찍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개 싹 돌리는 싫어하는 사람”이 분명하게 나뉜다는 것이다. “리더십이 상쾌하거나 사이다 활명수 같지 않다”며 인물 검증이 시작됐을 때 문 전 대표가 이런 의구심을 해소하는 데 실패하면 “혼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의 확장성이 문제라는 지적에 이철희 의원은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다자 구도에서 30%가 넘어가고 1대1 구도에서는 50% 넘어가는 조사가 많다. 다자 구도에서 1대1 구도 넘어가면서 지지율 늘어나는 건 확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철희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가 거저 먹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장제원 의원은 “지금 지지율 높은 이유로 정권교체의 프레임 외에 뭐가 있었을까”라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문 전 대표가 19대 총선 때 부산에서 출마했는데 반문 세력인 조경태 의원 빼고 다른 후보를 당선 못 시킨 일,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와 1대1로 붙어서 진 일, 박근혜 정권 들어선 뒤 세월호 사건, 정윤회 사건 등등을 거론하며 “문재인 리더십이 뭘 했느냐. 정치권에 들어오서 뭘 보여줬냐”고 질문을 날렸다. 마치 청문회처럼.

최선의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고 했던가. 이철희 의원은 “장제원 의원 요즘 자주 뵙는데 건방지게 조언을 하자면, 문재인 때리기는 효과가 없으니까 박근혜 때리기를 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이철희 의원은 “때리기 아니다. 정말로 진심을 가지고 하는 얘기”라는 장제원 의원의 항변을 뒤로한 채 “바른정당과 유승민이 왜 안 뜨는지 그 고민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의 분석은 이랬다.

“탈박을 안 해서 그렇다. 박근혜 프레임, 탈 수구를 못하고 있어서 그렇다. 유승민이나 바른정당은 대선게임의 액터로 참여하는 건 부차적인 문제다. 무슨 수를 써도 안 된다. 티케이 보수세력 눈치보고 그래서 국민들은 저 당이 왜 따로 존재하는지 모른다. 보트 타고 도망가는 집단이라고 본다. 더 심하게 새누리당과 차별화해야 한다. 우리 정치가 좋아지려면 개혁적 보수가 더 커져야 하고 선전해야 하는데 그 싸움에 집중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문재인 대세론을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려 했는데 예상치 못한 대목에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대선 판세에서 절대약자인 장제원 의원도 지지 않았다.

“주제넘는 충고 잘 들었다.(웃음) 제가 던진 질문에 답을 해줬으면 좋겠다. 왜 문재인이어야 하는가.”

난 “청문회가 시작된 것 같다”고 말을 끊으며 이 의원의 답을 듣고 이 논쟁을 끝내려 했으나 장 의원의 ‘속사포 랩’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안희정 지사가 뜬다고 하지만 30대 13이다. 뭘 뜨냐. 독주다. 안희정·이재명과 비교하지 말고 유승민·황교안과 비교하지 말고 문재인, 한 사람만 놓고 어떻게 대한민국 이끌어갈 것이냐, 그 사람이 정치권에 들어와서 뭘 보여줬냐에 대해서 답을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문재인 전 대표가 갖고 있는 장점 잘 안다. 보수 진영에서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사심없이 대한민국을 바르게 이끌어갈 애국심이 있을 거라고 보고 뜨겁게 지지했다. 그런데 지금 보는 박근혜 대통령은 사심이 없지 않았고 바르게 이끌지 않았다. 문 전 대표도 사람 사는 세상, 좋은 세상 될 거라는 확실한 비전을 보여줘야 할 때가 왔다.”

이철희 의원은 “웃자고 하는 소리”라며 “아무것도 한 게 없는 사람에게 그 정도 밀리는 건 반성을 누가 해야 하는 건지 좀 묻고 싶다”고 직격했다. 이 의원은 “한국정치의 근본 지형이 바뀐 건 지난 총선이다. 여소야대가 돼서 변화된 민심이 의석수로 나타났기 때문에 그게 시발점이 돼서 큰 판의 변화를 이끌어냈다”며 “그 어려웠던 당내 갈등을 이겨내고 김종인 대표를 영입했고 그 선택이 맞았고 결과로 놓고 보면 그건 문재인의 리더십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판을 뒤집어서 누구도 예상 못한 총선 결과 만들어낸 건 7~8할이 문재인의 공이다. 선방한 총선은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제원 의원은 “인정 못하겠다. 친박패권이 민주당에 승리를 헌납한 거다. 120석 조금 넘긴 게 그렇게 잘 한 것이냐”고 했고 이철희 의원은 “국민의당에 떼어줬는데도 우리가 이겼잖나. 야당 분열됐는데 새누리당은 왜 2당이 됐냐”고 말했다. 긴 질문과 답변으로 호흡을 길게 가던 두 사람의 공방이 단문단답식으로 짧아졌다. 진행자로서 논쟁을 정리하고 다음 주제로 넘어가야 하는데 두 사람의 공방에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 도저히 보이지 않았다. 나의 초조함이 가닿았을까. 30년 기자 경력의 성한용 선임기자가 나섰다.

“내가 미래로 초점을 이동해 정리를 시도해보겠다. 민주당이든 누가 되든 바른정당도 연합해서 집단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십을 문재인 전 대표가 발휘해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요즘 하는 말 들어보면 가능성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문 전 대표가 잘할 것으로 남겨놓는 게 어떨까. 너무 싸우지 마시죠.”

“기대할 게 없다고 하니까.”(이)

“나 기대 안하는 거 아니다.”(장)

“기대 안 한다고 했잖나.”(이)

“기대도 안 하면 비판도 안 한다. 기대에 찬 비판. 내 말을 애정을 갖고 들어달라.”(장)

장제원 의원은 가진 것 없는 헝그리 인파이터처럼 저돌적으로 밀어붙였다. 소나기 펀치를 쏟아냈고 유효타도 적지 않았다. 이철희 의원은 아웃복서였지만 카운터 펀치는 묵직했다. ‘문재인’을 주제로 한 두 사람의 공방은 이렇게 가까스로 정리됐다. 동네 아저씨들의 대화였다면 한동안 얼굴도 안 볼 정도의 강도높은 논쟁이었지만 이들은 전혀 평정심을 전혀 잃지 않고 다음 주제로 넘어갔다. 프로는 프로였다.

짠한 바른정당…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가라

바른정당 얘기로 넘어갔다. “왜 이렇게 안 뜨는지 모르겠다”며 투덜댔지만 장 의원은 카메라 앞에서 ‘안 뜨는 이유’를 이렇게 명확하게 설명했다.

“근본적으로 책임있는 집단이어서 지지율이 안 오른다. 따뜻한 보수, 깨끗한 보수, 메시지를 던져도 메신저가 좋아야 한다. 이철희 의원님 같은 분이 얘기하면 먹힐 텐데 저희들이 얘기하면 안 먹힌다.”

이철희 의원은 “개혁적 보수가 보수의 대세, 주류를 이뤘으면 좋겠다”며 “개혁적 보수라고 보기에 어려운 분들이 들어있어서 정체성 혼란 주는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성한용 선임기자도 “새로 정당을 만들어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서 내용을 채워나간다는 게 미션 임파서블이다. 한참 해야 국민들이 조금씩 믿어줄 것”이라며 “조금 힘들더라도 왔다갔지 하지 마시고 보수라는 게 개혁이 전제돼야 한다. 그런 신념으로 꾸준히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따뜻한 조언과 덕담이었다.

보수 세력의 후보는 누가 될까. 당장 바른정당에서는? 김무성 차출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이걸 묻지 않을 수 없다. 장제원 의원은 “부산 지역구에서 30명 정도가 토론을 했는데 반기문 전 총장 불출마 걱정을 많이하며 23명 이상이 김무성 전 대표가 나와야 한다고 얘기했다. 이런 민심도 국민의 뜻”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오세훈 전 시장까지 함께 해서 경선 치르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최선이다. 저희가 갖고 있는 게, 판돈이 이것밖에 없는데 빌려서 하나. 솔직하게 이것밖에 없다는 말씀 드리고 심판받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짠한 느낌”이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이철희 의원은 “정당이 선거 때 후보 내고 이기고 지는 거 신경 안 쓸 수가 없는데 지내놓고 보니까 선거 때 어떻게 하면 이길 거냐고 고민하면 판판이 지더라”며 “당면한 선거만 보는 근시안적인 사고는 지속가능한 정당으로 성장하는 데 방해가 된다. 패배를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고 이번 선거 져도 다음 선거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애잔한 분위기가 계속됐지만 장 의원의 결의는 굳셌다.

“짠하다, 없어보인다는 애기까지 듣는데 문재인, 더민주가 잘하기 위해서는 반대되는 건전한 보수세력이 있어야 한다. 궤멸돼선 안된다. 명분 있게 지더라도 단단한 반대세력이 있어야 한다. 국민들이 저희를 미워하더라도 아끼고 지켜봐달라고 끝까지 갈 거다. 공정·정의·책임 같은 보수의 가치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실천적으로 행동하겠다. 5% 지지도 좋고 다음 선거에서 안 뽑아주셔도 좋다. 바른정당은 꿋꿋하게 갈 거다. 우리 정당에 대해서 한 번은 눈길을 주시고 어떻게 진정성 있게 해나가는지 응원, 지지가 아니라 눈길이라도 주시면 저희들이 잘 해보겠다.”

한두 명의 청중이 손바닥을 부딪쳤다. 장 의원이 “치려면 크게 쳐달라”고 하자 일동 박수가 나왔다.

기사로만 보면 방송 내내 분위기가 험악했던 것처럼 읽히지만 그렇지 않았다. 한겨레TV
기사로만 보면 방송 내내 분위기가 험악했던 것처럼 읽히지만 그렇지 않았다. 한겨레TV
마지막으로 이번 대선 “○○○한 사람(정당)이 이긴다”에 빈칸을 채워달라고 했다. 성한용 선임기자는 “혼자 대통령 돼서 잘난 척할 사람이라면 표 안 줄 거다. 저 사람과 함께 괜찮은 사람이 집단을 이뤄서 나라를 끌고갈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대선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장제원 의원은 “논리적이기보다는 정직하고 솔직하고 간명한 메시지 던지는 분이 국민 공감 얻는다. 국민 속에 들어가서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정치인 바라는 것 같다”고 했다. 이철희 의원은 “포지티브”라고 답했다. “누군 안 된다, 뭐는 잘못됐다, 남탓하는 사람은 성공할 수 없”고 “국가권력 사유화한 거대악을 국민적 저항으로 물리쳤지만 미래를 바라보며 포지티브한 세상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말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질의응답을 생략할 순 없었다. 40대 직장인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장제원 의원에게 “5년 전 손수조씨가 아니었으면 지금의 문재인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이 19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았다면 문 전 대표의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는 극찬이었다. ‘새누리당 이탈 의원들을 어느 선에서 받아들일 거냐’는 질문에 장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박근혜 정권에서 핵심적인 역할했다든가, 국정농단을 방조했다든가, 촛불민심을 정면으로 거부한 사람을 제외한, 개혁적인 초재선 의원들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답했다. 문 전 대표에게서 사이다 같은 시원함을 못 느낀다는 20대 취업준비생의 지적에 이철희 의원은 “한 나라 이끌겠다는 분이 대통령 되고 나면 지지하지 않은 사람까지 포용해서 통합적 구도로 운영해야 하는데 경선 때 과도하게 한쪽 얘기만 많이 하면 대가를 요구하는 후유증이 생긴다”며 “사이다 발언 자체가 목적이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청중들과의 일문일답까지 쉬는 시간 없이 달려온 2시간의 대장정이 막을 내렸다. 이철희 의원은 “선거 때마다 수세에 몰려서 약자로서 토론을 했다가, 이런 날이 오긴 온다”며 여유를 보였다. 장 의원은 “긴장됐지만 재밌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청중들은 두 의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청중들에게 건넨 한겨레출판의 협찬도서 <역사와 책임>이라는 책에 보수의 책임을 강조하는 장 의원의 사인을 받는 사람도 있었다.

◎더정치 공개방송 동영상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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