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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국회, 정글 같은 지역구…그래도 엔도르핀 솟는다

등록 2016-06-29 10:37수정 2017-01-18 16:22

정치BAR_초선 의원 김해영과 함께한 1주일
국회의원, 당선도 어렵지만 적응도 쉽지 않습니다. 지역구 최연소 당선자인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일주일간 동행했습니다. 낯선 업무, 알 수 없는 관행, 정글 같은 지역구와 당내정치….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더군요. 모두가 원한다는 국회의원, 시켜줘도 못하겠다 싶던데…. 여러분의 독후감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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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3일엔 뉴스가 많았다. 그중에서도 부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 5명이 당선됐다는 건 큰 뉴스였다. 이 뉴스 속에 김해영(39) 변호사가 있었다. 부산 연제구에서 정치 신인이 장관 출신의 재선 김희정(45) 새누리당 의원을 꺾었기 때문이다. 혼전 양상에 마음을 졸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연제구를 찾았고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가 맞불 유세를 다녀갔지만, 그래도 ‘설마’ 하던 지역이었다. 14일부터 당선자, 지난달 30일부터 의원이 된 그를 일주일간 쫓아다녔다. 정치와 가장 먼 곳에 있던 이가 겪어내고 있는 국회의원이란 직업이 궁금했다.


‘부산 독수리 5형제’ 중 막내…국회가 낯설다

그가 처음 국회를 찾은 건 일주일이 흐른 4월20일이었다. 당이 주최하는 당선자대회가 국회 본관에서 열렸다. 그는 오전 9시 김포공항에 내려 혼자 지하철 9호선 급행과 일반열차를 갈아타고 국회 정문에 도착했다. 국회는 낯설었다. 지난해 4월 재보궐선거 때 당의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회의차 몇번 와본 게 전부다. 방호원들은 그런 그를 의원 전용 문으로 안내했다. 그는 깜짝 놀랐다.(국회 방호과는 선거 다음날 당선자들 얼굴과 이름을 정리해서 전체 프레젠테이션을 했다고 한다. 방호원 전체 카톡방에도 당선자 얼굴을 수차례 공지했다.)

대회장엔 온통 처음 보는 당선자들뿐이었다. 일반인들이라면 어색해했을 자리겠지만 이들은 ‘낯선 사람 친한 척하기’를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이다. 많은 선배 의원이 “잘했다, 장하다”를 연발하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지역구 최연소로 당선된 부산 연제의 김해영입니다.” 한 명씩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할 때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고 그는 기억하고 있다.

5월12일에는 국회 사무처가 20대 당선자들을 위해 오리엔테이션을 열었다. 국회의원만 입장할 수 있다는 본회의장에 처음 들어가봤다. 자리마다 컴퓨터가 있고 화면에는 모의안건이 떠 있었다. 개별 안건을 누르면 찬성·반대·기권 중 하나를 택할 수 있었다. 정면 전광판에 있는 이름 옆에 투표 결과가 떴다. ‘투표하기 정말 쉽다’고 그는 생각했다. ‘진짜 투표’는 어렵겠지만.


금배지 떼고 소형차 타려 했더니…

그는 ‘스토리’가 있는 인물이다. 가난 탓에 고모 집에서 자랐다. 가출과 유급으로 고교 졸업에 4년이 걸렸다. 고3 때는 직업반에서 미용 기술을 배웠다.(덕분에 선거운동 때 미용실 원장님들이 그를 적극 지지했다.) ‘나는 손재주가 없나 보다’ 하며 좌절하던 중 동네 놀이터에서 우연히 만난 중학교 친구가 그를 ‘부산학원 수능 50일 특강반’에 끌고 갔다. 50일 공부로, 반에서 꼴등을 하다 부산대 법대에 입학했다는 사실을 그는 쉬쉬했다.(사람들이 ‘재수없다’고 할까봐.) 암에 걸린 아버지 병간호에 매달리다 32살에 늦깎이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건 대학 입학에 비하면 평범한 스토리다. 사법연수원 노동법학회(연수원 내 대표적인 ‘운동권 학회’) 회장, 법무법인 부산(문재인 변호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정재성 변호사 등이 속한 곳)에서의 변호사 실무수습 등을 거쳐 정계에 입문했다. 그러나 이른바 ‘운동권’ 출신은 아니다. 그는 ‘임을 위한 행진곡 사태’ 당시 짬을 내 가사를 외웠다.

그는 자신의 ‘스토리’에 걸맞은 ‘새로운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했다. 5월30일 임기 개시일부터 국회의원 배지를 달지 않았다. 덕분에 몇 차례 의원회관 출입을 제지당했다. 보좌진은 신분증이라도 있는데 의원은 배지를 떼면 아무것도 없다. 한 선배 의원도 “지역민들이 달아준 것인데 왜 달고 다니지 않느냐”며 혼냈다. 결국 다시 달았다. “배지를 달고 있으면 행동을 조심하게 되는 효과도 있으니까 그냥 달려고요.”

두번째 도전은 자동차다. 검은색 아닌 소형차를 원했다. 그러나 보좌진이 ‘함께 타야 할 때도 많은데 소형차는 불편하다’며 말렸다. 결국 그는 부산 기업인 르노삼성자동차의 SM5(물론 흰색)를 골랐다. 출퇴근도 지하철로 하려고 했는데 역세권 오피스텔이 너무 비싸 포기했다.

‘공항 의전실 쓰는 맛에 국회의원을 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의원 특권의 상징으로 불리는 공항 의전실도 그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24일 아침 7시 부산으로 가는 그를 쫓아갔는데, 운전면허증과 탑승권을 보여주고 혼자 일반 승객들과 함께 보안검색대를 통과했다.

가족들도 서울로 이사시키지 않을 작정이다. 더민주 부산시당은 선거일 사흘 전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 부산 후보들의 가족들이 대부분 서울에 살고 있다. 재산도 서울에 있다. ‘무늬만 부산 사람'”이라고 공격했다. 덕분에 그는 부인과 5살 아들, 7살 딸과 주말에만 봐야 하는 운명에 처했다. 운이 좋아(?) 재선되면 아이들은 사춘기를 아빠 없이 지내야 한다. 일요일 밤마다 딸은 그를 배웅하며 대성통곡을 한다. 시간이 흘러 익숙해진 딸이 울지 않을까, 그는 걱정된다.


난공불락 정무위 배정…이른 아침부터 열공

초선인 그는 당내에 잘 아는 의원 하나 없다. 그런데도 덜컥 알짜 상임위인 정무위원회(국무조정실·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국가보훈처 등을 관장)에 배치됐다. 우상호 원내대표가 열세지역 의원들을 배려했기 때문이다. 정무위는 크게 금융 분야와 비금융 분야로 나뉜다. 난공불락은 금융 분야다. 이름도 처음 듣는 낯선 용어들이 쏟아진다. 변호사 시절 딱히 금융 사건을 해본 경험도 없다. 그렇지만 책상머리에 앉아 글을 읽어내는 건 자신있다. 그는 19대 국회 정무위의 속기록을 몽땅 출력했고, 정무위원을 지낸 김기식 전 의원이 남기고 간 정무위 보고서(19대 정무위가 해낸 것과 20대 정무위가 해야 할 과제를 정리한 보고서), 각 부처가 제출한 업무보고 등을 들입다 파는 중이다. 매일 아침 7시30분 의원회관 구내식당에서 아침밥을 먹고 방에서 ‘열공’한다.

김해영 의원이 아침 일찍 의원회관에 나와 정무위 보고서를 공부하고 있다.
김해영 의원이 아침 일찍 의원회관에 나와 정무위 보고서를 공부하고 있다.

상임위 안에는 여러 소위원회가 있다. 가장 힘센 소위는 ‘법안심사소위’다. 상임위 소속 모든 의원이 모든 법안을 심사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에 법안심사소위가 실질적으로 법안 심사를 담당한다. 그는 이 소위에서 활동하고 싶다. 더민주 정무위 간사(전해철 의원)가 어떤 소위에 어떤 의원을 배치할지 결정한다. 간사에게 ‘민원’을 해야 하는 게 이 바닥 생리다. 몇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아직 간사에게 얘기하지 못했다.


식사 자리도 조심스럽지만 지금은 좋은 친구를 사귈 때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원전·에너지 전환 국회의원 모임> 발족 기자회견 사회를 보고 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원전·에너지 전환 국회의원 모임> 발족 기자회견 사회를 보고 있다.

그는 초선 국회의원이면서 정치를 시작한 지 1년6개월 된 신인이기도 하다. 상임위·지역구 활동은 혼자서도 열심히 할 수 있지만 ‘정치’는 그렇지 않다. 그는 일단 더민주의 부산지역 의원들에게 의지하고 있다. 열세지역에서 예상을 뒤엎고 당선된 그들을 언론은 ‘독수리 5형제’라고 부른다. 지난 21일, 그는 형제들과 온종일 분주했다. ‘탈원전·에너지 전환 국회의원 모임’ 발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함께 했고(부산·경남지역 국회의원들이 중심이 된 의원 연구모임으로 부산지역에 큰 위협이 되는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중단을 원한다), 오후 4시엔 ‘김해공항 확장 결정에 반대한다'는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새누리당 부산지역 의원도 뜻이 맞는다면 함께할 수 있다. 정무위 첫 전체회의가 열린 21일, 산회를 선포한 새누리당 소속 이진복 위원장이 그를 찾았다. 자신이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이름을 올려달라고 부탁했다. 부산에 본사가 있는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바꾸는 내용의 개정안이다. 거래소의 숙원사업인데, 부산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이 위원장의 주장이다. 이 위원장은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가 끝난 뒤에도 그와 박재호 더민주 의원(부산 남구을)을 따로 불러 개정안을 설명했다. 그는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이 위원장은 19대 때도 개정안을 추진했는데, 당시 더민주 정무위원들은 대체로 반대했다.

당내 선거도 경험했다. 지난달 4일 원내대표 선거가 있었다. 선거운동은 밖에서 듣던 만큼 치열하진 않았다. ‘가고 싶은 상임위에 보내주겠다’는 유혹도, ‘지역구 예산 확보에 도움을 주겠다’는 제안도 없었다(고 한다). 특정 계파에서 특정 후보를 밀기 위해 지령을 내리기도 한다던데…(그는 ‘친문'으로 분류된다). “저는 정말로 그런 전화를 안 받았거든요. 나만 왕따를 시키는 건가….(웃음)” 그는 두 명의 후보를 염두에 두고 서울에 왔고, 연설이 맘에 드는 후보에게 ‘자유의사에 따라’ 표를 던졌다(고 한다). 반면 당내 국회의장 경선 땐 ‘의장이 되면 해외출장 나갈 때 데려가 주겠다’는 제안을 던진 후보도 있을 만큼 선거운동이 꽤 치열했다.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도 곧 겪는다. 8월27일이다. 후보들로부터 ‘도와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는 당내 정치엔 가급적 관여하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원하는 법안을 하나라도 통과시키려면 당내 정치를 아예 외면할 수도 없다. 시간은 한 달 남짓 남았다.

정치인은 밥자리 하나도 정치적 맥락에서 ‘해석당할 수 있다’는 점도 배웠다. 22일 그는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연구원 전원과 점심을 먹었다. “이 연구소의 팟캐스트에서 출연 요청이 왔는데 거절한 게 미안해서 밥을 사는 거예요.” 연구소는 2008년 안희정 충남지사가 주도해 만든 곳이다. 부산에서 당선된 더민주 최연소 의원이 대권 도전 여부를 고심 중인 안 지사 쪽 사람들과 식사를 하는 셈이다. “이 연구소가 안 지사가 만든 거예요?” 그가 되물었다. 그는 안 지사와 별 인연이 없다. 며칠 전에는 ‘문재인 쪽 사람 아니냐’고 묻는 기자들에게 “(친문의 대표주자인) ○○○ 의원이 ○○○ 출신인지도 국회에 와서야 알았다”고 말했다가 기자들에게 “그런 얘기가 알려지면 그분께 실례가 되니 조심하시라”는 훈수를 듣기도 했다.

밤에는 동료 의원들이 이런저런 모임에 부른다. 먹자고 들면 1년 365일 술만 먹고 다닐 수도 있겠다 싶다. 그래도 마냥 피해 다닐 순 없다. 지금 국회는 새 학기고, 좋은 친구를 사귀려면 일단은 많이 만나야 한다.


지역 경로당 방문해 외쳤다 “또! 해영이 왔어요”

당선됐다고 해서 지역구 관리를 소홀히 했다간 4년 뒤 백수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특히 부산에서 더민주 소속으로 당선된 김 의원은 더욱 그렇다. ‘금귀월래’(금요일에 귀향, 월요일에 상경)를 철저히 지키려고 애쓴다.

24일에도 2박3일 일정으로 부산을 찾았다. 일정은 숨 돌릴 틈 없이 빽빽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미션은 지역구 경로당을 찾아 당선 감사 인사를 드리는 것이다. 당선된 뒤 관내 경로당 140곳을 찾지 못한 게 그는 계속 찜찜했다. 보좌진에게 “관내 경로당 140곳의 최단 동선을 짜달라”고 부탁해뒀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후 부산 연제구 한 경로당을 찾아 큰절하고 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후 부산 연제구 한 경로당을 찾아 큰절하고 있다.

경로당 투어는 이튿날 오후 2시 반부터 시작됐다. 방법은 어딜 가든 똑같다. 1. “어머님 해영이 왔습니다”, 큰 소리로 인사한다.(혹시 몰라보는 분이 있으면-그런 분은 거의 없는데-“국회의원 김해영입니다. ‘믿는다 해영아' 기억 안 나세요?”라며 선거 때 구호를 떠올려준다.) 2. 대뜸 큰절을 올린다. 동행한 보좌진도 함께 한다. 3. 경로당에 있는 모두와 눈을 맞추며 정성껏 악수한다. 보좌진은 “다음에는 함께 고스톱이라도 쳐야겠네예”라며 추임새를 넣는다. 지역구 관리할 땐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단순히 만나는 것보다 감동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선배 의원이 조언해줬다(‘공평보다 만족’의 원칙).

토요일 오후, 몇몇 경로당은 문이 잠겨 있다. 이럴 땐 관리사무소라도 들러 인사한다. 그들은 선거 때 ‘투표독려방송권’을 갖고 있다. 닫힌 문에는 ‘왔다 갑니다', 친필을 쓴 명함을 끼워놓는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부산 연제구 한 노인정을 찾았다. 문이 잠겨 있자 ‘다녀간다’는 내용이 적힌 명함을 꽂고 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부산 연제구 한 노인정을 찾았다. 문이 잠겨 있자 ‘다녀간다’는 내용이 적힌 명함을 꽂고 있다.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은 연예인이다. 초등학생들은 연예인을 만난 듯 환호성을 지른다. 어른들도 ‘이게 웬 횡재냐’는 표정을 감추지 않는다. 이것이 현역 프리미엄이다. 그러나 정글에 천적이 있듯, 지역구엔 상대 당 후보가 있다. 선거는 3년10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 그에게 진 김희정 새누리당 전 의원은 전날 있었던 지역구 모든 행사에 나타났다. 그가 있는 곳엔 그녀도 있다. 심지어 그가 빼먹은 지역 교회의 저녁 기도회에도 그녀가 나타났다. “부산에서 낙선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다 칼을 갈고 있어예. 부산 다른 지역구들도 마찬가집니더.”(지역구 사무실 관계자)

26일 마지막 비행기로 올라온 그는 27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국회의원으로서 첫 질의를 했다. 이번주 내내 정무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뒤 금요일, 그는 다시 부산에 갈 것이다. 다음주엔 대정부질문이 있고 9월엔 국정감사가 있다. 국감이 끝나면 그는 평일에 긴 시간을 내 지역구를 찾을 생각이다. 주말만으로는 나머지 경로당을 올해 안에 다 돌 수 없으니까.


체력은 국력

국회의원에게 당선은 출발점이다. 그 뒤론 저마다의 방식으로 국회의원이 되어간다. 체력은 필수다. 서울과 지역을 몸으로, 머리로 수시로 넘나들어야 한다. 국회의원으로서 하는 활동 중 재선을 위한 일이 30% 정도 되는 것 같다고 그는 추측했다. 체력전을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 숨 돌릴 틈 없는 스케줄로 녹초가 돼도 무대 위에선 엔도르핀이 도는 아이돌처럼. 그는 “며칠 전부터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했다. “잠을 못 자도 피곤하지 않다”고 했다. 법을 만드는 건 세상을 만드는 일이고, 그 무한한 가능성이 그를 조금씩 흥분시키고 있다. 그 에너지로 그는 국회의원이 되어가고 있다.

글·사진·동영상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그림 권범철 화백 kart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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