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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농민’ 김현권 “조직된 농민의 힘으로 변화를”

등록 2016-05-05 14:35수정 2016-05-05 16:20

정치BAR_초선들의 출사표 #1 김현권
2016년 5월30일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예비 국회의원은 모두 132명입니다. 300명 중 44%죠. 16대 국회 40.7% 이후 가장 적습니다. 그러나 새 얼굴은 기어이 새로움을 만들어낼 겁니다. 어떤 새로움일까요? 당선자들에게 묻고 글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초선들의 출사표’ 연재를 시작합니다. 가능하면 많은 당선자들의 꿈을 소개하겠습니다.

정확히 25년을 농사지으며 살았습니다. 처음에는 주로 사과농사를 지었고 지금은 한우가 전업입니다. 초창기에 농민회 활동도 잠깐 했지만 그렇게 열정적으로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생산자 조직에 깊숙이 결합해 일했습니다. 아마 제가 농촌 현장에서 보고 배우고 깨달은 바가 있다면 대부분 생산자 조직에서 일한 결과일 겁니다. 저수지의 자치 수리계에서 일하는 것을 시작으로, 협동조합의 작목반에서 역할을 맡고, 또 의성마늘 명품화 사업단의 단장으로, 한우협회의 회장으로 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생산, 가공, 유통의 혁신을 이루었습니다. 자랑할 만한 크고 작은 성과들이 많습니다. 생산자들과 함께 기뻐하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간 희망찬 순간들이 잊히지 않습니다. 학습과 토론, 새로운 도전, 그리고 함께 마음을 모으고 힘을 합쳐 본 경험이 우리 자신을 얼마나 변화시키는지를 잘 압니다. 그래서 저는 조직된 농민의 힘을 믿습니다. 공동 학습의 결과가 얼마나 힘 있는 결과를 가져오는지 잘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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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을 두려워하는 정부

그런데 대한민국의 농정은 농민을 믿지 않습니다. 아니 농민을 두려워합니다. 농민이 조직화하는 걸 바라지 않습니다. 이해는 갑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는 농업개방을 어쩔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이고 저항하는 농민들을 어떻게든 무마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니 농민들이 조직화하는 걸 극도로 피했습니다. 정부 예산으로 달래고 어르는 데 바빴습니다. 정부는 예산으로 정책사업을 진행하면서 농민들을 끊임없이 개별화했습니다. 농민은 농정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대상으로 머물러야 했습니다.

그런데 농민을 개별화하면 억대농부는 탄생할 수 있을지 몰라도 농업이 강해지지는 않습니다. 이는 전 세계 모든 농업선진국들의 사례가 입증합니다. 농업이 강한 나라는 모두 농민 조직이 강합니다. 그것이 생산자들의 협회이든 협동조합이든 생산자 조직들이 튼튼합니다. 스스로 결정하고 집행하고 책임집니다. 농업이 강한 나라의 공통적인 특징입니다.

저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이 인식을 바꾸려고 합니다. 생산자 조직부터 강화해야 합니다. 조직률을 높이고 스스로 책임성 있게 일하도록 지도자들을 양성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그래서 자조금이 중요합니다. 지금 축산업계가 상대적으로 잘 조직되고 활동성 있게 일하는데, 모두 자조금을 갖고 있습니다. 올해 친환경 농업부문에 처음으로 자조금이 도입됩니다. 앞으로 수도작, 과수, 원예 등 주요 작목들에도 확대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자조금의 운영에서 생산자 조직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법도 개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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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에게 농업예산 직접 지급해야

다음으로 농업예산을 잘 써야 합니다. 국가의 한정된 자원이고 정말 아까운 돈입니다. 그런데 개방농정의 반대급부로, 반발을 무마하려는 의도로 쓰인 측면이 있습니다. 지나치게 사업예산 위주로 편성돼 있습니다. 공평성이 떨어지고 효용성도 낮습니다. 앞서나가는 유럽의 모든 농업강국들처럼 우리도 중간 경로 없이 농민에게 직접 지급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농업이 기초부터 튼튼해지도록 해야 합니다. 예산의 증액 없이 지금 농업예산의 50%만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꿔도 농민 1인당 연간 300만원에 해당하는 재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미 유럽은 농업예산의 70~80%를 직접 지급하고 있습니다. 중소농, 고령농, 신규로 진입하는 귀농인들이 가장 많은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농촌 전체를 사람이 살만한 공간으로 바꾸어 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현재 실시하는 직불제는 규모도 지나치게 적고 쌀에 편중되어 있으며(직불예산의 75%가 쌀에 연계) 목적도 가격을 지지하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원래 직불제는 목적이 가격 지지에 있지 않고 농촌을 유지하는 데 있습니다. 농업예산을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현행 직불제를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제가 총선 과정에서 이 공약을 제시했더니 농업 현장에서 뜨거운 반응이 있었습니다. 칭찬 많이 들었습니다. ‘농업을 아는 사람이 왔구나’ 하는 반응이었습니다. 농업을 아는 ‘진짜 농민’ 의원으로서 제역할 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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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권 당선자는 경북 의성에서 농업에 전념하며 의성마늘명품화사업단장, 의성한우협회장 등 주로 생산자 조직에서 일했다. 농민들의 조직된 힘이 농정을 개선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맡아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농어민조직을 상설화시키며 비례대표 순위 투표에서 1위를 기록하며 국회에 진출해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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