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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이란의 한국 선박 억류, ‘평형수 배출’ 때문?

등록 2021-01-07 15:55수정 2021-01-07 16:16

외교부 ‘해양 오염’ 관련 증거는 받지 못해
“선원, 부당 처우 없어. 실무대표단 오늘 도착”
4일 이란혁명해상수비대(IRGCN) 고속정이 걸프 해역에서 한국 선박인 한국케미호에 접근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4일 이란혁명해상수비대(IRGCN) 고속정이 걸프 해역에서 한국 선박인 한국케미호에 접근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이란에 억류된 한국 선원들이 이란 당국으로부터 폭력 등 부당한 처우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현재 한국과 이란 외교 당국 간 논의되고 있는 구체 현안에 대해선 “확인해 줄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며 말을 아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지시간 6일 반다르 압바스에 도착한 주이란 한국 대사관 현장지원팀이 오후에 우리 선원 한명을 직접 면담했는데 ‘선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다. 폭력 등 위협적인 태도를 포함해 문제될 만한 행동은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앞으로도 이란 당국과 교섭을 통해 조속히 다른 선원들에 대한 영사접견도 계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 대표단이 새벽 인천공항을 출발해 이란 현지로 향하고 있다. 오늘 중으로 이란 현지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한국의 은행에 동결돼 있는 이란 자금 70억달러(약 7조6000억원)에 대한 이란의 불만을 달래고 억류 선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0일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
다만 최 대변인은 ‘이란 정부가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된 자국 자금으로 10억 달러 상당의 의료장비를 구매하고 싶다’는 의사를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는 <한겨레> 등 보도에 대해선 “한국과 이란은 여러 가지 상호 교류가 빈번한 우호적인 국가”라면서도 “특정 사안에 대해 일일이 구체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최 차관이 이란 방문을 통해 “여러 가지 창의적인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주말 지나서 결과를 소개해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당국의 한국 선박 억류와 관련해 정통한 한 외교 소식통은 “선박 균형을 맞추기 위해 물을 넣고 빼는 과정이 있는데 큰 바다에선 문제가 없지만, 페르시아만은 특별한 지역이라 환경문제가 심각하다. 위반 사항이 있으면 벌금을 부과하고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항해에 대한 보상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한국 선박이 페르시아만에서 평형수(Ballast water)를 배출하는 과정에서 이란의 환경 기준을 넘는 오염 물질을 배출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다. 보통 평형수엔 기름·침전물·미생물 등 여러 오염 물질이 섞여 있어 각국마다 배출 관련 기준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 한국도 ‘선박평형수 관리법’ 등에 따라 배출을 엄격히 관리한다. 외교부는 이란이 문제 삼고 있는 해양 오염과 관련된 구체적인 증거를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차관 방문이 이미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이번 억류 사건이 터져 당혹스럽다”면서도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해 문제를 조기에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바로가기 : [단독] “이란 대통령 두차례 친서…‘70억달러’ 분명한 해법 원해”

https://www.hani.co.kr/arti/politics/diplomacy/9776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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