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카팁자데 이란 외교부 대변인. 이란 외교부 누리집 갈무리
이란이 4일 이뤄진 한국 선박 억류에 대해 해양 오염과 관련된 “완전히 기술적 문제”라고 재차 강조하며, 한국 정부의 대응에 유감을 표했다. 또 한국 정부의 뜻대로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이란을 방문한다 해도 ‘선박 억류 문제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사이드 카팁자데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이란 외교부 누리집에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한국 정부가 이 기술적인 이슈를 논리적이고 책임감 있게 다루기 바란다. 이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다. 앞서 밝혔듯 한국 선박의 문제는 완전히 기술적인 것이다. 이 문제를 관할하는 국가로서 이란의 항구와 해양 당국이 전문적으로 배와 선원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고 있다. 그에 맞춰 (관련 사실을) 대중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팁자데 대변인은 앞선 4일 밤 누리집에 올린 성명에서도 “이번 이슈는 완전히 기술적인 것이다. 선박이 바다를 오염시켰기 때문에 해변으로 유도돼 (이란 당국의) 사법 관할 아래 있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이란 정부는 바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이런 범죄에 민감하다. 이번 사건도 법령대로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외교부는 또 5일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유감의 뜻을 밝혔다. 외교부는 5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고경석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을 실무반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이란에 파견한 뒤, 최종건 제1차관을 10일 추가로 보내 사태를 조기에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카팁자데 대변인은 “한국 차관(acting foreign minister)의 방문은 이미 논의됐던 것이고, 공개되었다. 이 방문은 가까운 시일 안에 이뤄질 것이다. 하지만 (최종건 차관의 방문과) 이 이슈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리고 이 이슈가 기술적인 틀 안에서 아직 법적 절차를 끝내지 않았기 때문에 두 나라는 개별 방문에 대한 합의에 도달한 바 없다. 외교 방문을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란이 이번 사안이 기술적 문제라고 거듭 강조하며 ‘자국 사법 절차대로 처리하겠다’고 밝히면서 정부가 목표했던 외교 교섭을 통한 조기 해결이 어려워지게 됐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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