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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반 “위안부문제 안끝났다”면서 재협상은 “…” 여전히 모순

등록 2017-01-19 21:52수정 2017-01-23 11:22

-반기문 위안부 발언 파문-
“12·28합의 용단…환영”부터
“합의 잘못…돈 돌려줘야”까지
오락가락 발언에 진의 모호

18일엔 “12·28합의로 기틀 잡혀…
앞으로는 답변 안 하겠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일본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12·28 합의에 대해 오락가락하며 여전히 모호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반 전 총장은 19일 대전 카이스트 특강 뒤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달라’는 취재진한테 “어제 내가 길게 답변을 했으니 그걸로 (되지 않았냐)”라며 살짝 불쾌감을 드러낸 뒤 차에 올라 자리를 떴다. 반 전 총장은 18일 “위안부 문제가 드디어, (12·28 합의를 통해 일본) 총리가 사과하고 정부 예산으로 (10억엔을 출연) 한다고 했다. 어느 정도 기틀은 잡힌 것이다”라며 “완전히 끝났다? 그런 뜻이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는, 2015년 12월28일 한-일 정부가 12·28 합의를 발표한 직후 유엔 사무총장 자격으로 ‘환영 성명’을 발표하고, 2016년 1월1일 박근혜 대통령한테 전화를 걸어 “박 대통령께서 비전을 갖고 올바른 용단을 내린 데 대해 역사가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한 발언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자 거듭 내놓은 ‘해명’이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의 18일 발언은 ‘총리 사과+일본 정부 예산 출연’을 높게 평가한다는 점에서 한-일 정부의 공식 평가와 궤를 같이 한다. 다만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12·28 합의로 “최종적·불가역적 해결”됐다고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르다. 반 전 총장은 12일 귀국 회견에서 “궁극적인 완벽한 합의는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주는 수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반 전 총장은, 주요 대선주자들이 여야를 불문하고 재협상 또는 합의 무효화를 주장하는 것과 달리 지금껏 단 한 번도 ‘무효화’는 물론 ‘재협상’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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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합의와 관련한 반 전 총장의 ‘진의’가 뭔지는 여전히 가늠하기 어렵다. 12·28 합의 직후 ‘환영 성명’이 논란의 대상이 되자, 그는 지난해 3월1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 등을 만나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을 유엔이 다루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나오는 작은 합의라 할지라도 유엔은 이를 환영·장려한다. 이때 쓰는 용어 표현의 차원에서 환영 성명을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해명했다. ‘분쟁 당사국 간 합의’ 자체를 환영한 것이지, ‘내용’에 대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기틀은 잡힌 것”이라는 18일의 12·28 합의 평가와 결이 다르다.

내용 측면에서도 그는 11일 귀국 항공기에서 <중앙일보> 등 일부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출연한) 10억엔이 소녀상 철거와 관련된 것이라면 잘못된 것이다. 차라리 돈을 돌려줘야지,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름장어’라 불릴 정도로 외교적 수사에 능한 그의 이 발언은 ‘촛불민심’을 의식해 재협상 주장 쪽으로 선회하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사정이 이러니 언론이 반 전 총장을 상대로 12·28 합의 관련 견해를 재차 묻는 건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은 “위안부에 관해서 내가 역사적인 과오를 저지른 것처럼 말하는데 절대 아니다”라며 관련 질문을 한 기자들을 “나쁜 놈들”이라고 비난하거나, “위안부 문제도 앞으로 답변 안 하겠다”며 더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 정치

[언니가 보고 있다 49회_반기문 쫓아다닌 “나쁜놈들”의 풀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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