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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밀실협상’ 정부, 전작권-FTA 맞바꿨나

등록 2010-06-27 19:36수정 2010-06-28 11:00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 오전(한국시각) 캐나다 토론토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동차를 포함한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남은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싶다”고 밝혔다. 토론토/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 오전(한국시각) 캐나다 토론토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동차를 포함한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남은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싶다”고 밝혔다. 토론토/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한국이 무역협상서 양보할 가능성 높아
청 “손해 없을것” 불구 방위비분담 불리
전환연기, 미국엔 경제·군사적 손해없어
[한-미 정상합의 파장]

26일(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연기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정’이라는 두 가지 큰 주제에 합의를 봤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말한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조정’(adjustment)은 자동차와 쇠고기 등의 분야에서 한국이 양보하는 쪽으로 고치는 사실상의 재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두 정상이 전작권과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맞바꾸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작권과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관계가 없는 것”이라며 “전작권 전환 연기를 근거로 미국이 자유무역협정에서 더 받아갈 것도 아니다”라며 ‘맞바꾸기’ 해석을 부정했다. 김성환 외교안보수석도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미국이 전작권 전환 연기에 합의한 데 따른 ‘대가 지불’ 우려에 대해 “지금까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미국 쪽에서 요구사항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날 회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오는 11월까지 조정을 거친 뒤 내년에 의회에 비준 요청을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밝힌 만큼, 한국 정부로서는 반가운 일이라고 청와대는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협정 내용을 조정하더라도 한국이 손해를 보고 미국만 유리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서로 윈윈하는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정상회담은 미국이 한국 정부의 전작권 전환 연기 요청을 ‘수락’해주고,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관해서는 오는 11월까지 미국 의회 등의 불만사항이 조정될 수 있도록 한국에 압박하는 모양새를 띠었다. 청와대는 “협정문을 고치는 재협상이 아니라, 조정을 위한 실무협의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결국은 자동차와 쇠고기 문제를 건드려 미국의 경제적 이득을 높이는 쪽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는 어떤 식으로든 내용의 변경은 없을 것이라던 그동안의 정부 태도를 뒤집는 것이기도 하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국회에 출석해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해 “협정문을 고치지 않고도 미세조정 또는 추가협의 같은 것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냐”는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의 물음에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전작권 전환 시점을 애초 계획된 2012년보다 3년7개월가량 늦추더라도 미국이 안게 되는 경제적 부담은 크지 않다. 군사적으로 봐도, 전작권 전환 시기를 2015년 12월1일로 늦추더라도 미국의 세계군사전략에 변경을 가할 필요는 없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오히려 전작권 전환 연기를 빌미로 한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사실상 재협상은 물론이고, 앞으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미국의 해외 파병, 무기 구매 요구 등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작권이라는 중대한 문제를 ‘밀실 협상’, ‘깜짝 외교’로 다뤄온 정부의 태도에 대한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국방부, 외교부 등은 최근까지도 “2012년 전작권 전환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밝혀왔다. 심지어 3년여 연기가 이미 합의됐음에도, 지난 24일 국회 운영위에서 청와대 참모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전작권 전환 연기가 논의되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아직 협의중”이라고 답변했다.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런 지적에 대해 브리핑에서 “올해 초부터 두 나라 사이에 물밑작업을 해왔지만 중요한 안보사항이 결정되지 않은 사항에서 논란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공개하지 않았다”며 “미국에서도 미리 공개되는 것을 희망하지 않았기 때문에 설명드리지 못한 점 죄송하다”고 말했다.

토론토/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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