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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김정은, 당정치국회의…‘피격 공무원 사건’ 논의했을까?

등록 2020-09-30 09:28수정 2020-09-30 10:04

29일 노동당 본부청사서 정치국회의
<노동신문> 피격·사망 사건 직접 언급 없지만
회의에서 논의 가능성 배제 못해

코로나19 방역사업 “일련의 부족점 지적”
인사 문제도 다뤄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2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18차 정치국 회의를 열어 코로나19 방역 대책 등을 논의했다고 &lt;노동신문&gt;이 30일 보도했다. &lt;노동신문&gt;누리집 갈무리,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2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18차 정치국 회의를 열어 코로나19 방역 대책 등을 논의했다고 <노동신문>이 30일 보도했다. <노동신문>누리집 갈무리,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18차 정치국 회의에서 코로나19 방역, 노동당 창건 75돌 관련 사업, 재해 대책 등을 점검했다고 <노동신문>이 30일 1면 전체에 걸쳐 보도했다. <노동신문> 보도문에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다 북한군에 피격·사망한 어업지도 공무원 사건과 관련한 직접적 언급은 없다.

김정은 위원장이 29일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사회를 본 정치국회의에서 “악성 비루스(바이러스)의 전파 위협을 막기 위한 사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련의 부족점들을 지적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회의에서 지적된 ‘부족점’이 무엇인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북쪽은 ’어업지도원 피격·사망’ 사건과 관련해 25일 ‘노동당 중앙위 통일전선부’ 명의의 전화통지문을 남쪽에 보내오고 27일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내보냈다. 하지만 <노동신문> 등 인민들이 접할 수 있는 매체에는 관련 사실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비춰 김 위원장 주재 정치국회의 소식을 다룬 <노동신문> 보도문에 ’어업지도원 피격·사망’ 사건이 직접 언급되지 않았다고 하여, 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없었으리라 단정할 상황은 아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2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18차 정치국 회의를 열어 코로나19 방역 대책 등을 논의했다고 &lt;노동신문&gt;이 30일 보도했다. &lt;노동신문&gt;누리집 갈무리,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2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18차 정치국 회의를 열어 코로나19 방역 대책 등을 논의했다고 <노동신문>이 30일 보도했다. <노동신문>누리집 갈무리, 연합뉴스

더구나 지난 22일 북쪽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등산곶 인근에서 ’실종 어업지도 공무원’을 발견해 사살한 핵심 명분이 ’코로나19 유입 차단’인 점에 비춰, 김 위원장이 사회를 본 이번 정치국 회의의 핵심 의제가 ’코로나 19 방역 사업 부족점’이라는 <노동신문> 보도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 북쪽은 지난달부터 코로나19 유입 차단을 명분으로 접경지대에서 국경·경계선에 접근하는 정체불명 생명체를 무조건 사살하라는 지침이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도 이 지침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이와 관련해 통전부 전통문은 “우리 지도부는 이와 같은 유감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최근에 적게나마 쌓아온 북남 사이의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허물어지지 않게 더욱 긴장하고 각성하며, 필요한 안전 대책을 강구할 데 대하여 거듭 강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정부는 2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 뒤 “조속한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조사”와 “소통, 협의, 정보교환 등을 위한 군사통신선의 복구·재가동” 등을 북쪽에 공개 요청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28일 군통신선의 복구·재가동을 북쪽에 직접 공개 촉구했다.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정치국회의에서 “국가적인 비상방역 사업을 보다 강도높이 시행할 데 대한 해당 문제들이 심도있게 연구토의됐다”며 “방역 부문에서의 자만과 방심, 무책임성과 완만성을 철저히 경계하고 우리 식대로 방역 대책을 철저히 강구하며 강철같은 방역체계와 질서를 확고히 견지할 데 대해 강조됐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아울러 회의에서는 “조직 문제가 취급되었다”고 <노동신문>은 보도했다. 노동당 고위 간부 인사가 이번 회의에서 안건으로 다뤄졌다는 뜻이다. 이번 회의에서 ’어업지도 공무원 피격·사망’ 사건이 안건으로 논의됐다면, 이 인사가 그와 관련된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쪽은 남쪽의 해명·사과·재발방지대책 마련엔 응답을 해왔으나, ‘책임자 처벌’ 요구엔 지금껏 묵묵부답이었다.

<노동신문>에 실린 회의 사진을 보면, 박봉주·김재룡·최휘·김영철 당 부위원장들과 함께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 정경택 국가보위상, 김정호 사회안전상 등의 얼굴이 눈에 띈다. 이들은 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위한 접경지대 경계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간부들이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2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18차 정치국 회의를 열어 코로나19 방역 대책 등을 논의했다고 &lt;노동신문&gt;이 30일 보도했다. &lt;노동신문&gt;누리집 갈무리,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2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18차 정치국 회의를 열어 코로나19 방역 대책 등을 논의했다고 <노동신문>이 30일 보도했다. <노동신문>누리집 갈무리, 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당창건 75돌(10월10일)을 맞으며 진행한 당 및 국가적 사업들과 재해 복구 정형에 대해 점검했으며 이 사업들의 성공적 보장을 위한 해당한 조직적 대책들을 제기하고 토의·결정했다”고 <노동신문>은 보도했다.

이번 정치국 회의는 “전례없는 재앙과 재해 위기 속에서도 당창건 75돌을 진정한 인민의 명절, 전인민적인 경사로 성대히 경축하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마감하는 올해를 승리적으로 결속(마무리)하기 위한 현실적인 조치들을 취함으로써 나라와 인민의 안녕을 끝까지 사수하고 인민들의 생활을 안정 향상시켜나가는 데서 중요한 계기로 된다”고 <노동신문>은 의미를 부였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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