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인근 해상에 정박한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서 해경선으로 보이는 선박 관계자들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발생한 북한군의 월경 민간인 사살 사건과 관련해 희생자의 주검 수습이 이번 사태의 수습 방향을 결정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희생자 주검 처리에 대한 남북 당국의 설명이 크게 달라 공동수색 등을 통해 주검을 수습하지 않고선 정확한 진상 파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5일 주검의 처리와 관련해 “우리 군이 첩보 종합한 판단과 (북의 설명이) 일부 차이가 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조사와 파악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정확한 진상 파악을 위해 추가 조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서 실장이 언급한, 남북의 설명이 ‘차이가 나는 부분’의 주요 내용은 주검과 관련된 부분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4일 북한군이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25일 보내 온 입장문에서 사격을 해 희생자를 숨지게 한 것은 맞지만, 이후 10m 앞까지 접근해 “확인 수색하였으나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북한 쪽 설명이 사실이라면, 희생자의 주검은 사망 지점인 옹진반도 남단의 등산곶 주변에 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욱 국방부 장관도 24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주검의 위치를 묻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그 해역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색이 필요한 지점은 남북한 해군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변 해역이어서 우발 충돌 없이 충분한 수색이 이뤄지려면 남북 군당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북이 이번 사태의 경위를 비교적 상세하게 밝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단히 미안하다”는 사과 뜻까지 전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공동 수색 제안에도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날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유엔 책임 아래 공동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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