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탱크 광장] ‘20대 총선과 남북관계’ 신년토론회
우상화 연결·조롱 위주 시각 바꿔
이해하고 귀 기울이는 자세 필요
1992년 군사훈련 중단 되새겨야
우상화 연결·조롱 위주 시각 바꿔
이해하고 귀 기울이는 자세 필요
1992년 군사훈련 중단 되새겨야
2016 신년토론회 ‘20대 총선과 남북관계’ 제1세션 토론에서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참가자들은 우선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잘못된 우리 사회와 정부의 대응방식을 꼬집었다. 박창일 ‘평화3000’ 운영위원장은 “남한 사회에서는 북한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김정은 우상화와 연결시키고 북한을 조롱하기 바쁘다”고 지적한 뒤, “이런 시각이 변하지 않는다면 북한을 제대로 상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부이기도 한 박 위원장은 북한의 협상팀들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고, 모든 가능성을 검토해서 나온다”고 평가했다. 이는 박 위원장이 대북인도지원사업을 위해 여러 차례 북한과 협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얻은 결론이다. 박 위원장은 따라서 북한을 단순한 조롱거리가 아닌 협상이 가능한 상대방으로 보는 것이 북핵 문제 해결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공동의장은 “핵실험이 일어나면 우리 정부가 쓰는 용어는 언제나 강력 제재, 무력시위, 중국 책임 등으로 똑같다”고 말했다. 이 공동의장은 “남한 당국은 언제나 대화가 중단된 책임은 북한에, 제재의 책임은 중국에 떠넘기고 있다”며 “그러나 북핵 문제가 해결되려면 미국의 아시아 복귀 정책, 일본의 전쟁국가화, 남한의 비합의통일론 기정사실화 등 북한과 중국 이외의 다른 국가들의 문제점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지금이 한국의 당사자 역할이 역대 어느 때보다 커진 국면”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런데 그는 “현 정부가 이 힘을 정반대로 활용하면서 이 중요한 국면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그 원인으로 박근혜 정부의 인식의 한계와 무능을 꼽았다. “박근혜 정부가 매우 오래된 냉전 인식과 정책결정 과정의 무능이 결합한 정부이기 때문”에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훈 <한겨레>통일팀장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과정을 거론하며 정부 부처간 소통 부재와 청와대의 독단을 꼬집었다. 이 팀장에 따르면, 외교부, 국방부, 통일부 장관은 지난 7일 오후 국회에서 4차 핵실험이 8·25 합의 위반인지에 대한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청와대가 직접 나서 핵실험이 8·25 합의 위반이며 1월8일 정오부터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세 장관의 발언 등을 일거에 뒤집어버린 것이다. 이 팀장은 “이는 북핵대책이 국무위원들의 지혜를 모아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단독 플레이로 결정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토론자들은 북핵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의 제안을 귀담아듣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제훈 팀장은 “한-미 군사훈련이 딱 한번 1992년에 중단된 적이 있었다”며 “그때 그것이 남북기본합의서 채택의 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 팀장은 따라서 “2015년 1월9일 북한이 <조선중앙통신>보도를 통해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전제로 핵실험을 중단하겠다고 한 주장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
연재싱크탱크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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