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분단 70년 - 다시 쓰는 징비]
⑧ 송복·송민순 교수 대담
⑧ 송복·송민순 교수 대담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와 송민순 북한대학원대 총장이 <한겨레> 특별 대담에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주변 열강을 활용하는 능동적 외교 전략을 비롯한 ‘자강’(스스로 강해짐) 역량과 기틀의 확보가 광복·분단 70돌을 맞은 한국의 핵심 과제의 하나라는 데 공감의 목소리를 냈다. 송 교수는 한국 사회의 대표적 보수 논객으로 꼽히는 원로 사회학자이며, 송 총장은 북핵 9·19 공동성명 합의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 직업 외교관 출신이다. 이들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북한대학원대 총장실에서 만나 광복 70돌을 맞은 한국의 성취와 도전을 주제로 <한겨레>의 광복 기획 ‘다시 쓰는 징비’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특별 대담을 했다.
송 총장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우리에게 가장 큰 도전은 한반도를 갈라내려는 원심력이 하나로 뭉치려는 구심력을 능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미-일과 중-러라는 두 축이 공고해지고 있다”고 당면한 동아시아 정세를 진단했다. 송 교수는 “서애 류성룡이 쓴 <징비록>을 보면, 임진왜란 때 이미 일본과 중국 간 조선을 분할하려는 획책이 있었다”며 “한반도를 분단하려는 지정학적 움직임이 항상 존재했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송 총장은 분단을 공고화하려는 원심력을 극복하기 위해선 남북관계 개선을 구심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북한을 주도적으로 관리해서 남북간 활성적 관계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 이빨 없는 돌고래로 남게 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통일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통일을 이루려면 통일을 명시적으로 주장하지 않음으로써 북한이 흡수통일의 공포감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는 ‘통일의 역설’을 강조했다.
송 총장은 격변하는 동아시아 정세에서 한국이 돌고래 강중국으로서 분단 극복의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미 의존적 한-미 동맹의 운용 양식을 조정하고 한국 주도로 외교·안보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미국이 설정하는 의제에 우리가 왔다 갔다 하는 데서 벗어난 외교를 하려면 우리가 작전통제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스스로 군사 작전을 하지 못하는 나라는 나라로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송 교수는 “작전권을 우리가 가지면 전쟁이 날 때 미국이 자동으로 개입하지 않으리란 우려가 있지 않으냐”면서도 “(작전권 보유를 포함한) 자강은 모든 나라가 살아가는 기본”이라고 말했다.
손원제 김지훈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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